등록 : 2019.01.08 08:36
수정 : 2019.01.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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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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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일 4차 방중…열차로 국경 건너
8~9일 시진핑 주석 정상회담 예상돼
지난해 6월 3차부터 도착 즉시 발표
북-미 회담 앞두고 중국과 ‘협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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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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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1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확인했다.
<신화통신>은 8일 오전 대북 채널인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를 인용해,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요청에 따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7~1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전날 밤 10시가 좀 넘은 시각 김 위원장이 탑승한 북한 특별열차가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단둥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튿날 아침 북·중 매체들이 방문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구체적인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3월, 5월, 6월에 이어 4번째다. 열차를 타고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3월 1차 방중 이후 2번째다. 당시 북-중 양쪽은 방중 기간이 25~28일이었다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56시간가량이었다. 김 위원장은 25일 밤 10시께 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었으며, 26일 베이징에 도착해 정상회담 및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27일 오전엔 중국과학원 전시장을 방문했고, 시 주석 부부와 오찬을 함께 한 뒤 귀국 열차에 올랐다. 끝으로 28일 아침 6시께 다시 국경을 넘었다. 이번엔 방중 기간이 7~10일이라고 제시된 만큼, 8~9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1차, 2차 방중 때는 김 위원장이 북한 경내로 진입한 뒤 양쪽 관영매체들이 방중 사실을 발표했지만, 김 위원장이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한 3차 방중 때는 도착 즉시 발표가 이뤄졌다. 이번 4차 방중도 이런 관례를 따라 이른 발표가 이뤄진 것이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상응조처 논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체제 보장 등 안전판을 강화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다자협상을 통해 평화체제의 과정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2차례 방문해 사전작업을 했고, 첫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를 통한 대외환경 개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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