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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2 19:45 수정 : 2019.05.22 19:5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뒤쪽 왼쪽 두번째)이 21일 장시성 육군보병학교를 방문해 유격훈련 중인 교육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대장정 출발지 찾아 “모든 것 새롭게 시작해야”
군부대 방문해선 “전쟁 준비 태세” 강조도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대비한 포석인 듯
신화 통신, “모든 세대에 저마다 대장정 있어”

미, 화웨이 이어 중국 첨단기업 제재 카드 만지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뒤쪽 왼쪽 두번째)이 21일 장시성 육군보병학교를 방문해 유격훈련 중인 교육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가 심상찮다. 1930년대 위기에 빠진 공산당이 활로를 연 대장정 출발지를 찾아 ‘새로운 대장정’을 언급하더니 군부대를 방문해선 ‘전쟁 준비 태세’를 강조했다.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직접 대미 강경 기조를 내비치면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시 주석이 1934년 국민당군에 포위된 홍군이 370일에 걸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딘 장시성 위두현을 방문했을 때 “대장정의 출발점에 섰던 당시를 기억해본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22일 전했다. 시 주석은 이 발언을 한 20일 혁명 유공자 후손들을 만나서도 “공산당과 홍군은 대장정에서 절박한 상황을 하나하나 극복해가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하늘보다 높은 혁명의 이상에 의지해 믿기지 않는 기적을 일궈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발언을 소개하며 “모든 세대에 저마다의 대장정이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21일엔 장시성 육군보병학원을 찾아 “모든 교육은 전쟁과 승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대전의 특성을 파악하고, 전쟁 수행에 무엇이 필요한지 가르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번 장시성 방문 때 희토류 공장도 들러, 첨단제품 생산에 필요한 물질로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를 맡는 희토류를 무역전쟁의 무기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무역협상의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대동한 것도 이런 관측으로 이어졌다.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무역전쟁이나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의 발언은 악화하는 외부 환경 속에 앞으로의 어려움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단기간에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기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동안 시 주석은 역대 중국 지도자들처럼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지는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7년 4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 만찬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발표했는데, 시 주석의 기를 제압하려는 행동이었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그를 극진하게 대접하는 시 주석의 다소곳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 주석이 이번에 보여준 태도가 미국에도 ‘할 말은 하는’ 자세로의 본격적 전환을 뜻하는 것인지와 관련해서도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때 무역협상 타결이 가능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전례 없는 압박과 중국의 반미 감정 고조는 완전한 타협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인이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타결 직전의 무역협상이 틀어진 것은 시 주석이 잠정 합의문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관영매체들이 연일 ‘대미 항전’을 강조하는 것도 중국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이어 중국의 첨단 경비·보안시스템 업체 하이크비전을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이 업체 장비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무슬림 탄압에 활용된다는 이유에서다. 인공지능과 안면·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이 업체의 첨단 경비·보안시스템은 베이징올림픽(2008년)과 브라질월드컵(2014년) 등에 납품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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