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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30 16:48 수정 : 2019.12.30 17:05

29일 홍콩섬 중심가 센트럴 지역의 에딘버러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가 홍콩 민주화 시위를 상징하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입법회 제1당 민건련, 지방선거 낙선자 구직 골몰
내년 9월 입법회 선거 앞둔 풀뿌리 기반 추스르기
“친중 기업, 단체 통해 200여명 일자리 찾는 중”
지방선거 압승 범민주파는 풀뿌리 기반 대폭 강화

29일 홍콩섬 중심가 센트럴 지역의 에딘버러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가 홍콩 민주화 시위를 상징하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최대 친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지난달 지방선거(구의회)에서 낙선한 구의원과 보좌진 등 200여명의 일자리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내년 9월로 예정된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 참패로 무너진 당의 풀뿌리 기반을 추스르려는 의도로 보인다.

신문은 민건련 내부 소식통의 말을 따 “구의회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자들이 지역구 활동을 지속하면서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국 본토와 연계돼 있거나, 친중 성향을 보이는 ‘우호적’ 기업과 단체, 조직 등을 통해 당 차원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으면, 낙선한 구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투명성’이 중요한 상장회사 등에선 구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의 중국 반환 5년을 앞둔 지난 1992년 창당된 민건련은 홍콩 최대 정당이자 입법회 제1당(70석 가운데 12석)이다. 지난 2015년 구의회 선거 때는 171명을 출마시켜 119명을 당선시키는 등 풀뿌리 의회까지 줄곧 장악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실시된 구의회 선거에 출마한 181명 가운데 160명이 낙선하며, 기존보다 96석이나 줄어든 21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공공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하던 구의원들은 사무실을 빼앗길 처지가 됐고, 민간건물에 입주해 있던 구의원들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사무실을 비워야 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건련 쪽은 기존에 입법의원과 구의원이 공동으로 사용하던 홍콩 전역의 200여개 사무실을 절반 이하로 줄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건련 관계자는 신문에 “지역구 사무실은 선거라는 ’전쟁’에서 전략적 요충과 같다. 어떻게든 최대한 많은 곳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건련과 달리 지난달 구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범민주 진영은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물적 기반’을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118석이던 구의회 의석을 전체 452석 가운데 86.7%에 이르는 392석으로 폭발적으로 늘린 덕분에 구의원에게 지원되는 각종 혜택을 선거에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홍콩 구의원은 매달 급여로 3만3950홍콩달러(약 500만원), 보좌진 급여를 포함한 운영비용으로 4만4816홍콩달러(약 660만원)를 지원받는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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