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3 16:54
수정 : 2019.06.0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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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연정에 참여 중인 사민당의 안드레아 날레스 대표가 유럽의회 선거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날레스 대표는 2일 사임을 발표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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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대표 날레스, EU의회 선거 부진 후폭풍
사민당 일부에선 “우파 정당과 연정에서 탈퇴를”
“조기총선 가능성” 관측도…메르켈 “연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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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연정에 참여 중인 사민당의 안드레아 날레스 대표가 유럽의회 선거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날레스 대표는 2일 사임을 발표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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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연정의 소수파 정당인 사회민주당의 안드레아 날레스 대표가 2일 유럽의회 선거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연립정부가 휘청거리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 만이다. 일부에선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 가능성까지 점친다.
날레스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의회 내 그룹과 당 내부의 논의 결과, 내가 직무 유지에 필요한 지지를 더 이상 갖고 있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며 사임을 발표했다고 <도이체 벨레> 등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23~26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사민당 득표율이 15.8%에 그쳐 이전보다 11.5%포인트나 급락하자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4월 사민당 창당 155년 만에 첫 여성 대표로 선출된 날레스 대표 체제는 13개월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날레스 대표의 자진 사임은 선거 부진의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말해준다. 중도우파 정당 연합인 기독민주연합-기독사회연합과 함께 독일 정치를 양분해온 중도좌파 사민당은 자칫 만년 제3당의 굴레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독일 녹색당은 20.5%를 득표해 기민-기사련(28.9%)에 이어 2위에 올라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사민당은 여론조사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에도 밀리는 등 위기를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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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집권당인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운데)와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대표(왼쪽), 폴커 보우피어 부대표가 2일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대표 사임 직후 긴급 지도부 회동을 하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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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레스 대표의 사임은 대연정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 사민당 내 좌파 블록은 이미 지난해부터 보수 정당들과의 타협이 지지도 하락 원인이라며 연정 탈퇴를 요구했다. 대연정은 기민-기사련에 사민당이 결합한 형태다.
날레스에게 대표직을 넘겨준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2일 <타게스 슈피겔> 인터뷰에서 “(2013·2017년 총선에 이어) 세 차례 연속 대연정이 지속되는 건 독일의 민주주의에 좋을 게 없다”며 “(차기 총선이 예정된) 2021년 이후 누구도 대연정이 지속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숄츠 부총리의 발언이 당장 연정을 탈퇴하겠다는 뜻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독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날레스 대표의 사임이 연정 탈퇴와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르켈 총리는 “날레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우리는 엄중한 책임감으로 연정을 지속할 것”이라며 파장이 커질 가능성을 차단했다. 그의 후계자로 꼽히는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기민련 대표도 “사민당이 대연정을 저해하지 않고 곧 후임 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본다. 지금은 정치 놀음을 할 때가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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