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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06 16:39 수정 : 2019.06.06 22:29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맞은 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르망디 해안 콜빌쉬르메르의 미군 전사자 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포옹하고 있다. 콜빌쉬르메르/AFP 연합뉴스

‘디데이’ 6일, 노르망디 해안에 서방 정상들 대거 참석
75년 전 상륙작전으로 연합군 2차 세계대전 승기 잡아

각국 정상 무대에 올라 목숨 바친 이들의 희생 되새겨
트럼프 시대 ‘대서양 양안 동맹’ 군열에 우려 목소리도
프 마크롱 “지금 누리는 평화의 가치 우리가 증명해야”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맞은 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르망디 해안 콜빌쉬르메르의 미군 전사자 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포옹하고 있다. 콜빌쉬르메르/AFP 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던 노르망디 상륙작전 75돌을 맞은 6일, 프랑스 서부 노르망디 해안의 콜빌쉬르메르에서 열린 기념식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엄숙한 분위기 속에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기념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연합국 깃발 아래 싸운 나라의 정상·대표들과, 당시 적국이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참석했다. 이젠 나이가 90살 안팎이 돼 백발이 흩날리는 노병 수백명도 행사의 주인공으로 초대됐다.

하지만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가장 큰 희생을 치른 러시아(옛 소련)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대신, 자국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특히 전날엔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해 묘한 대조를 보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디데이 당일인 6일 노르망디의 5대 상륙지이자 최대 격전지였던 오마하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미군 전사자 공동묘지를 참배한 뒤 프랑스가 주최한 본행사에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군 묘지에서 한 기념사에서 “우리는 참전용사들에게 우리의 자유를 빚지고 있는 것을 안다”며 “프랑스를 대표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헌사했다. 그는 기념식에 참석한 미군 참전 용사 5명에게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한 뒤 일일이 한 사람씩 따뜻한 포옹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이 열린 6일, 작전 당시 상륙지역 중 한 곳이던 주노 해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앞줄 오른쪽)와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가 전사자들을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콜빌쉬르메르/AFP 연합뉴스
이날 기념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균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서양 양안 동맹과 다자간 협력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유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등을 예로 들며 “우리는 ‘자유세계의 동맹’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멈춰선 안 된다”며 “우리가 누리는 평화라는 유산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엔 영국 남부 포츠머스 해변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영국에 이렇게 많은 정상들이 모인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정상들은 번갈아 무대에 올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불굴의 의지’를 소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노르망디 상륙을 기다리던 노먼 스키너 대위가 1944년 6월3일 아내에게 쓴 마지막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디데이 이튿날 전사했다. 이날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는 그날을 재연하는 낙하산들이 하늘에서 내려앉았다. 75년 전 낙하산 침투 작전에 직접 참여했던 노병들의 얼굴엔 짙은 감회가 어렸다.

1944년 6월6일 노르망디 상륙 작전 때 숨진 미군 병사들이 매장된 콜빌쉬르메르 공동묘지에 6일 프랑스 국기와 미국 국기가 나란히 꽂혀 있다. 노르망디/로이터 연합뉴스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등 여러 영화로도 생생히 재현된 노르망디 상륙은 2차 대전의 전세를 뒤엎은 전환점이었다. 4400여명의 연합군 장병이 희생된 작전으로 영국·미국·캐나다군 등으로 구성된 15만6000여명이 프랑스 영토에 무사히 상륙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이후 동진을 이어가 11개월 만에 독일의 항복을 받아냈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서양 동맹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나토 회원국들이 “충분한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지 않다”며 유럽 동맹국들을 폄훼해왔다.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로저 코언은 <뉴욕 타임스> 칼럼에서 “트럼프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75년 전 오마하 해변의 희생을 평가할 줄 모른다. 그는 대서양 동맹의 성과를 보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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