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2 16:16
수정 : 2019.09.0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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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의 베아트릭스 폰슈토르히 부대표(앞 왼쪽)가 1일 작센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이 27.5%의 득표율로 제2당이 됐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의 요에르그 우르반 후보를 끌어안고 축하하고 있다. 드레스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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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작센주·브란덴부르크주 지방선거
‘독일을 위한 대안’ 2곳 모두 2위 차지
‘옛동독 시민 박탈감 반영 결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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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의 베아트릭스 폰슈토르히 부대표(앞 왼쪽)가 1일 작센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이 27.5%의 득표율로 제2당이 됐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의 요에르그 우르반 후보를 끌어안고 축하하고 있다. 드레스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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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독 지역 2개 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득표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제2정당으로 급부상했다. 독일 통일 이후 30년 동안, 동-서 경제 격차가 더욱 심화된 데 따른 옛 동독 쪽 유권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반영된 선거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은 1일 작센주와 브란덴부르크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각각 27.5%와 23.5%(출구조사 결과)를 얻어 두 지역에서 제2당을 차지하게 됐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가 보도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의 이번 지방선거 성적은 창당 1년 만에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 때보다 각각 9.7%포인트, 12.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집권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은 각각 작센주와 브란덴부르크주에서 32.1%와 26.2%의 득표율로 1당 지위를 유지했다. 5년 전 선거 때보다 각각 7.3%포인트, 5.7%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기존의 기민당-사민당(작센, 합쳐서 39.8%), 사민당-좌파당(브란덴부르크, 36.9%) 연정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민당과 사민당 모두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독일을 위한 대안과의 연정에는 선을 긋고 있어, 향후 연정 구성을 놓고 난항을 겪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녹색당의 선전이다. 그간 녹색당은 유독 옛 동독 지역에선 성적이 저조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두 지역에서 8.6%, 10.8%의 지지를 받았다. <데페아>(dpa) 통신은 녹색당이 향후 연정 구성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도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극우 정당이 크게 선전한 이번 주 정부 지방선거 결과는 옛 동독 쪽 시민들의 박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작센주 유권자 66%가 서독 쪽 시민들과 비교했을 때 동독 쪽 시민들이 ‘2등 시민’ 취급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을 위한 대안 지지자들의 경우, 이 수치가 78%까지 높다.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60%대로, 40%대 후반에 그쳤던 5년 전 선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작센주의 투표율은 49.1%에서 66.6%로 껑충 뛰었다. 기존 집권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불만 의사를 적극 표시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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