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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8 11:18 수정 : 2005.01.18 11:18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이 과학과 수학분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못한 것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남녀간 선천적인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보스턴 글로브>는 18일 서머스 총장이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국(NBER) 비공개 회의에서 “도발적인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과학ㆍ공학분야 고위직에 여성 숫자가 적은 이유로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여성이 1주일에 80시간씩 일할 수 없는 점과 함께 고교 때 과학과 수학 성적 최우등생 중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점을 들고 이는 남녀 성간 선천적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미 전국의 저명 학자 50명 가운데 매사추세츠주 공과대 낸시 홉킨스 생물학 교수는 서머스 총장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해버리는등 일부 참석자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홉킨스 교수는 <보스턴 글로브>에 "거의 기절하거나 토할 뻔했다"며 "(하버드대의) 똑똑하고 젊은 여자들이 그런 생각을 가진 남자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니 정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홉킨스 교수는 남녀 사이에 능력의 차이가 전혀 있을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시험장에 남학생 수가 적을수록 여성의 수학시험 성적이 오른다는 연구도 있는 등 사회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증거가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총장은 취임이래 지난 3년 동안 하버드대 고위보직을 받는 여성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점 때문에 이미 남녀 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머스 총장은 그러나 보스턴 글로브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문제발언이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게 아니라 회의에서 논의된 연구 결과에 근거한 가설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며 "사람들은 남녀 간 성취도 차이를 사회적 요인 때문이라고 믿으려 하지만, 이는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딸을 어릴 때부터 성 구별이 없도록 키우기 위해 장난감 트럭 2대를 사줬더니 `아빠 트럭' `아기 트럭'이라고 부르며 트럭을 인형 취급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른 한 참석자는 "과학과 공학분야 여성 문제에 대해 최고 수준을 이룬 학자들이 이미 오전 회의에서 논박한 문제를 잘난 체 계속 얘기했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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