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27 18:39 수정 : 2005.01.27 18:39

투표함 해외서 우송 26일 아랍에미리트의 한 공항에서 30일의 이라크 총선에 사용될 투표함들이 싣고 갈 러시아산 일류신76 항공기 앞에 대기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AP 연합


투표율 90% 예측도‥정부내 발언권 강화 기대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에서 쿠르드족의 선전이 예상되면서, 이들의 행보가 향후 이라크 정국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구성될 정부에서 쿠르드족이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 전역이 ‘테러공포’에 시달리고 있지만, 안정된 치안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선 선거열기가 뜨겁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지난 100여년 동안 아랍족의 박해를 받아가며,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돼 온 쿠르드족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자치권 강화는 물론 이라크 주류 정치무대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3일 “북부 산악지대에 자리잡은 쿠르드 자치지역에선 (후보자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총선 출마자의 사진이 버젓이 신문에 실리고 있다”며 “이미 투표 당일 축하행사까지 준비하고 있으며, 선거를 앞두고 최대 고민은 날씨가 너무 춥지나 않을까 하는 것 뿐”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일부에선 쿠르드 지역 투표 참여율이 90%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치안불안에 따른 낮은 투표율과 수니파의 선거불참이 쿠르드족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쿠르드족 상당수가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이 전체 275석 가운데 65~70석을 얻으며 제2의 정치세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는 전체 의석의 25%에 이르는 것으로 전체 인구의 15~20%에 이르는 쿠르드족이 인구 비율보다 많은 의석을 차지하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쿠르드족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I)의 사아드 자와드 정치국장은 “(통일이라크연맹의) 과반의석 확보는 무난하겠지만, 주요 정책사항을 결정하기 위해선 제헌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며 “우리는 쿠르드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쿠르드족이 새 정부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쿠르드족이 의석수를 믿고 과도한 욕심을 부릴 경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인선 과정에서 쿠르드족이 무리한 지분을 요구하거나, 북부 유전도시 키르쿠크의 쿠르드 자치지역 편입을 주장할 경우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임시정부 외무장관을 지낸 수니파 거물급 정치인 아드난 파차치는 “국민들은 이라크가 어찌됐든 아랍국가라고 여기고 있다”며 “(쿠르드족의 약진 속에) 아랍인인 수니파가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된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27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외곽 시아파 집단 거주지인 사드르시티의 축구 경기장에서 청소년 축구선수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시아파 지도자 압둘 아지즈 하킴의 선거용 포스터를 들고 경기장을 행진하고 있다.AP 연합

총선 D-2 잇단 ‘유혈’60여명 사망

부시 “이란, 개입 말라”30일 제헌의회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라크 임시정부는 지역간 차량이동 금지 등 치안확보대책을 발표했으나, 선거를 방해하려는 저항공격은 곳곳으로 번져가고 있다. 26일 하루에만 이라크인과 미군 등 60명 이상이 숨졌다.

이날 북부 키르쿠크 근처 리야드에서는 3건의 차량폭탄 공격이 잇따라 일어나 이라크인 경찰 등 9명이 숨졌으며, 바그다드 북쪽 사마라에서도 폭탄이 터져 여성과 아이 등 이라크인 3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쿠르드족 정당 사무실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도 계속돼 북서부 신자르의 쿠르드민주당(KDP) 사무실 근처에서 폭탄을 실은 트럭이 폭발해 15명이 죽고 30명이 다쳤으며, 바쿠바에서는 쿠르드애국동맹(PUK) 3개 정당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2곳에 무장괴한들이 총을 난사해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모술에서는 저항단체에 납치된 이라크인 선거관리요원 3명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발견됐다.

또 이라크 서부 사막지대에서 미군 헬기가 추락해 미 해병대원 31명이 사망했으나 정확한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서부 안바르주와 바그다드에서 저항세력 공격으로 6명의 미군이 사망해 이라크전 개전 이후 미군의 하루 사망자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선거 이후에도 이라크의 유혈사태가 그대로 이어지거나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부시 대통령은 아랍어 위성방송 <알 아라비아>에 출연해 이란이 이라크 총선에 개입하지 말아야 된다고 경고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