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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30 19:50 수정 : 2005.01.30 19:50

29일 자오쯔양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장례식이 열린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묘 앞에서 영결식장 입장을 금지당한 일부 시민들이 ‘자오쯔양의 정신은 영원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애도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


‘공안 반 조문객 반’ 장례식 철통경비…부음 받아야 출입

지난 17일 사망한 자오쯔양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장례식이 29일 오전 9시 중국 베이징 스징산구 바바오산 혁명공묘에서 치러졌다. 이날 장례식에는 자오 전 총서기의 큰딸 왕옌난, 아들 다쥔 등 유족과 친척 70여명, 자오 전 총서기의 친구·동료·부하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자오의 부인 량보치는 병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현직 관료 가운데는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65)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허궈창(62) 당 중앙조직부 부장, 왕강(63) 당 중앙판공청 주임 등도 참석했다.

자오 전 총서기의 비서로 1989년 천안문사태 당시 자오와 함께 파면당했던 바오퉁은 이날 새벽 5시 베이징공안의 차량으로 자오의 주검이 안치돼 있던 베이징의원에 도착해 발인의식을 치렀다. 이 자리에는 주허우저 전 중앙선전부장, 리푸 전 신화사 부사장, 리루이 전 중앙조직부 부부장, 런중이 전 광둥성위 서기, 두룬셩 전 중앙농촌공작부 비서장 등 자오와 친밀했던 옛 동지 6명이 참석했다.

자칭린 정협 주석 등은 8시에 도착해 유족을 위로했으며, 장례식은 9시에 시작해 추도사 없이 1시간가량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됐다. 참석 인사에 따르면 관 속에 누운 자오는 매우 수척해 보였으며, 5명이 한조로 조문을 진행하는 동안 친지와 옛 동료들 사이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중국공산당 당기로 덮인 자오의 관은 혁명공묘 화장터에서 한줌의 재로 변했으나 유골은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잠든 바바오산 혁명공묘 제1실에 안치되지 못하고 유족에 넘겨져 베이징 왕푸징 푸창후퉁의 친가로 돌아왔다.

유족들은 국가 최고지도자를 지낸 고인에 대한 장례식이 소홀했을 뿐 아니라 혁명공묘에 안치되지 못했고, 관영 〈신화통신〉이 자오의 고별의식 소식을 전하면서 공과 함께 과오도 보도한 데 대해 매우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가운데 한 사람은 “역사가 고인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할 날이 올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자오가 “개혁개방 초기에 국가의 주요 직무를 맡아 당과 인민의 사업에 유익한 공헌을 했으나 1989년 정치풍파 때 엄중한 잘못을 지질렀다”고 보도하면서 ‘동지’라고만 지칭하고 그의 직책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바바오산 혁명공묘 주변 도로와 지하철역, 버스 정거장 등에는 아침 7시부터 2천여명의 공안과 사복경찰, 무장경찰이 배치돼 장례식 참석자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했다. 출입증을 겸한 ‘부음’을 받지 못한 이들은 장례식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 도로에서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외신기자들은 필름을 빼앗기거나 디지털 카메라의 촬영 내용을 삭제당했으며, 10여명의 외신기자가 공안에게 구타당하는 게 목격됐다고 홍콩 〈태양보〉가 30일 보도했다. 중국 공안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천안문광장과 베이징 주요 지점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으며, 딩즈린, 장옌융, 류샤오보, 후자 등 반정부 인사들은 이날 하루 자택에 연금됐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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