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01 09:08
수정 : 2019.02.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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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스탠퍼드대에서 대북 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국무부 웹캐스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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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스탠퍼드대 연설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 가리켜
“김 위원장이 플루토늄·농축우라늄 시설 폐기 약속”
“미국은 신뢰 가져다줄 많은 행동 실행할 준비”
“최종적 비핵화에는 완전한 핵신고와 검증 필요”
“비핵화 완료 때까지 제재 해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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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스탠퍼드대에서 대북 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국무부 웹캐스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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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31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강조하고,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주 초 판문점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그와 북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의 실무협상에서도 이 부분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 월터 쇼런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연설에서, 다음주 김혁철 전 대사와 만나 북한의 농축 우라늄 시설 폐기에 대한 대가로 미국이 제공할 “상응 조처들”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쪽에서는 북·미 양쪽에 신뢰를 가져다줄 많은 행동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건 특별대표는 “미 행정부는 북한과 동시적·동보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비건 대표는 이 같은 상응조처 논의를 할 수 있는 조건으로, 북한이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들었다. 그는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10월 4차 방북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미국이 상응 조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것을 말한다. 영변은 북한의 핵심적 핵시설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곳이다. 외교 소식통은 “비건 특별대표가 영변 핵시설을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그러나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해서는 완전한 핵신고가 있어야 하며, 비핵화가 종료될 때까지는 제재 해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 과정이 최종적으로 되기 전에 포괄적인 신고를 통해 미국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체 범위에 대해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또 “핵심 핵·미사일 시설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접근과 모니터링에 대해 북한과 합의에 도달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핵분열성 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 및 다른 대량파괴무기 재고에 대한 제거 및 파괴를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북-미 관계의 근본적인 요소들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인 로드맵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핵신고’를 협상의 초기부터 요구하던 태도에서 물러나, 협상의 최종 단계로 미룬 것으로 볼 수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또한 “미국은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가 완료되면 미국은 북한에 전세계의 경제 투자를 끌어들일 방법을 강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외교적 과정에서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도 갖고 있다고 짤막히 언급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북-미 협상 대상인지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3일 서울을 방문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고, 이어 북한 쪽 카운터파트와도 협상할 예정이라고 국무부가 밝혔다. ‘비건-김혁철’ 실무협상은 판문점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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