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4 16:42
수정 : 2019.02.2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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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한 북한 고려항공 수송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요원들이 내리고 있다. 이 수송기는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도 모습을 드러냈었다. 하노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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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김혁철과 마라톤협상 뒤
취재진 향해 ‘엄지 척’
핵심 의제 이견 좁혔나 기대감
김정은 경호팀 멜리아호텔로
트럼프 전용차는 매리엇호텔행
회담장 유력 메트로폴은 다소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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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한 북한 고려항공 수송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요원들이 내리고 있다. 이 수송기는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도 모습을 드러냈었다. 하노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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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가 23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무대인 베트남으로 출발하며, 세계의 시선은 하노이로 쏠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각)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번째 담판을 사흘 앞둔 하노이는 두 정상을 맞을 채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우선 이날 오전 9시20분께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엔 김 위원장의 경호 인력 등 100여명을 태운 고려항공의 일류신(IL)-76이 도착했다. 지난해 5월7~8일 김 위원장의 중국 다롄 방문과 6월12일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모습을 드러냈던 고려항공 ‘P-914’편이다.
한시간 뒤 검은 차량 2대와 중형 버스 및 검은색 화물트럭이 베트남 경찰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빠져나가 곧장 하노이 멜리아호텔로 향했다. 이날 도착한 김 위원장의 근접경호팀까지 이곳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그간 베일에 싸였던 김 위원장의 숙소가 멜리아호텔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멜리아호텔 앞에는 공안들이 두명씩 짝지어 주위를 살피고 있으며, 호텔 관계자들은 안팎의 시설들을 이동·점검하고 있다. 호텔 앞을 지키던 한 공안은 ‘어떤 행사 때문에 경비를 서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른다. 답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이 호텔에 2차 북-미 정상회담 취재를 위한 미국 프레스센터가 차려질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안내전광판에 ‘미 대사관 미국 프레스센터’라고 올라왔던 안내문구가 사라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숙소가 이곳으로 확정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3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 ‘비스트’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언급돼온 하노이 제이더블유(JW)매리엇호텔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여러 차례 답사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회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메트로폴호텔의 경우 멜리아호텔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공안도 취재진도 드물었다. 김 부장 등 북쪽 대표단이 묵고 있는 베트남 정부 영빈관은 이날 페인트칠을 하는 등 단장에 한창이었다. 영빈관을 포함해 16일 하노이에 도착한 김 부장이 그동안 둘러본 하노이 오페라하우스도 두 정상의 회담 장소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진입하게 되는 첫 역인 동당역에서 하노이로 가는 도로에는 전날부터 일부 구간에 무장경찰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당역 역시 주요 인사의 도착을 기다리듯 바쁘게 새 단장 중이었다.
지난 사흘 동안 2차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한 북-미 대표단은 24일에도 회담을 이어갔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오후 2시20분(현지시각) 숙소인 베트남 정부 영빈관을 출발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숙소인 파르크호텔에 도착해 의제 조율을 진행했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대행도 동행했다. 앞서 북-미 대표는 21일부터 길게는 하루 10시간에 이르는 마라톤협상을 해왔는데, 23일 오전 회담을 마무리한 뒤 비건 대표가 호텔 밖으로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례적 모습을 연출해 실무협상이 순조로움을 나타내는 제스처로 받아들여졌다.
하노이/김지은 기자, 길윤형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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