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5 11:52
수정 : 2019.02.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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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2000년 11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의 흉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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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방문기로 알아보는 미-베트남 역사
클린턴 대통령의 1차 방문으로 ‘역사 화해’ 이룬 뒤
오바마 대통령 3차 방문 때는 손잡고 ‘중국 견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어떤 의미로 기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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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2000년 11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의 흉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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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네차례 베트남을 방문했다. 미국 대통령의 외국 방문은 매우 큰 정치적 의미를 띠는 ‘외교 행위’이기 때문에 이들의 방문기는 곧 미-베트남 현대사의 축소판이라 부를 수 있다.
베트남을 최초로 공식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빌 클린턴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2000년 11월16~19일 국빈방문은 베트남전쟁으로 얼룩진 양국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1994년 2월 베트남에 대한 경제제재를 전면 해제했고, 1995년 1월 각각 상대국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1995년 7월 베트남전쟁 종전 20년을 맞아 국교를 정상화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17일 하노이국립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가 과거를 바꿀 순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순 있다”며 지난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도이머이란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한 베트남은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이 내민 손을 굳게 잡았다.
두번째 방문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다. 부시 대통령은 2006년 11월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APCE) 정상회의를 위해 베트남을 찾았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직면한 외교 과제는 직전인 10월9일 1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지금까지도 북-미 관계의 현안으로 남은 “북한과 종전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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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6년 5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서민들이 찾는 쌀국숫집에서 식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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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주인공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2016년 5월22~25일에 이뤄졌다. 당시 중국은 남중국해 암초섬을 ‘군사 기지화’하며 베트남·필리핀 등 주변국들과 심각한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었다. 미국은 베트남과 손잡고 양국의 공통된 ‘외교 과제’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무기수출 금지 조처를 전면 해제했다. 쩐다이꽝 당시 베트남 주석은 “과거의 적들이 친구가 됐다”며 이 조처를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하노이 서민들이 자주 찾는 분짜(쌀국수) 가게에서 맥주를 마시는 소탈한 행보를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네번째 방문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아펙 정상회의 참석차 다낭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다섯번째 베트남 방문에서 세계사에 기록될 만한 ‘역사적 화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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