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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6 11:53 수정 : 2019.02.26 21:33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트럼프 전용기 탑승 수행원 명단서 제외
현지 언론 26일 하노이 도착했다고 보도
비건 주도 단계적 협상안 반대해와
앞서 대북 문제에서 여러 차례 배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가장 강경한 대북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수행원 명단에서 제외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회담에서 그의 배제가 예측됐으나, 그가 26일 하노이 도착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백악관 풀기자단이 26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탑승 공식 수행원 명단에는 백악관의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 댄 스커비노 소셜미디어 국장,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 데릭 라이언스 선임비서관 대행, 대니얼 월시 부비서실장, 엠마 도일 예산국 비서실장, 존 아이젠버그 대통령 부고문, 찰스 쿠퍼만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포함됐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에 배석한 볼턴 보좌관 이름은 없었다.

이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최근 격화되는 베네수엘라 사태 대처를 위해 미국에 남았거나, 그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북한을 배려하려고 배제시켰지 않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27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찬 배석자 명단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만 있어, 이번 회담에서 그가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화됐다.

하지만 일부 베트남 언론은 볼턴 보좌관이 이날 오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하노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한 명단에는 ‘이름이 추가될 수 있다’는 안내가 있었다.

볼턴 보좌관은 애초 이번주 초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가 “베네수엘라 사태에 집중”한다며 취소했다. 당시 백악관은 “볼턴 보좌관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하노이에 갈 계획”이라고 <시엔엔>(CNN)에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볼턴 보좌관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주도한 대북 협상을 강경하게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핵 폐기와 제재 완화를 단계적으로 주고받으며 최종적 핵 신고를 나중으로 돌리는 단계적 해법을 추진해왔다.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은 비건 팀이 타결에 너무 급급한다고 사석에서 말했으며, 그런 협상은 실패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을 완전히 선폐기하는 리비아식 모델을 주장하다가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그에 대한 북한의 거친 반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회담을 취소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준비뿐 아니라 북한과 관련한 문제 전반에 관해 볼턴을 “잘랐다”고 당시 한 소식통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조지 부시 행정부의 국무부 차관 시절이던 2003년에도 내정됐던 6자회담 미국 대표에서 낙마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적 독재자’라고 비난하고, 북한 주민들이 지옥 같은 삶을 산다고 말했다. 이에 북한은 “인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결정할 회담의 중요성이나 인간 존엄을 고려할 때 참가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당시 이라크전의 수렁에 빠지던 부시 행정부는 북핵 문제마저 악화되는 상황을 감수할 수 없어 그를 6자회담에서 배제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영향력이 감소했다.

하노이/황준범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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