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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6 15:56 수정 : 2019.02.26 21:16

베트남 하노이 시민들이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호텔 근처에서 양국 국기를 들고 그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이번 회담은 베트남 발전상 세계에 보여줄 기회”
양국 모두와 전쟁 치렀지만, 대미 태도 우호적인 편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중국 팽창 경계감은 커

베트남 하노이 시민들이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호텔 근처에서 양국 국기를 들고 그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베트남이 지난 30년여 동안 개혁·개방을 통해 이룬 경제적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기회다. 적극적인 ‘친미’ 행보를 통해 켜켜이 쌓인 ‘반중’ 정서도 유감없이 드러내는 모양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6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베트남 입장에서 전후 이뤄낸 발전상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축제의 무대”라고 지적했다.

1986년 제6차 당대회에서 ‘사회주의 기반의 시장경제 건설’을 내건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채택한 이후 베트남은 숨가쁜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1995년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이뤄 무역 제재가 사라지면서 베트남의 대미 교역량은 최근까지 100배 이상 폭증했다. 베트남은 지난해에도 7% 넘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26일 하노이 중심가에 북-미 정상회담을 알리는 한글 현수막이 걸려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해묵은 갈등을 되풀이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 협력도 꾸준히 강화하는 분위기다. 베트남은 1979~91년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었고, 1991년 관계 정상화 이후에도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크고 작은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유·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는 한해 3조~5조달러 규모의 화물이 오가는 해상 교통의 요충이다.

앞서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그간 유지해온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금수령을 해제했다. 이듬해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베 정상회담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남중국해 접근권”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엔 베트남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다낭에 정박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뿌리 깊은 반중 정서는 지난해 6월 당국이 외국 투자기업에 99년간 토지를 임대해주는 내용을 뼈대로 한 경제특구법 입법을 추진했을 때도 여실히 드러났다. 하노이·다낭·나트랑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전역에서 “중국(기업)에 영토를 넘겨줄 수 없다”며 대대적 반중 시위가 벌어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17년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에 ‘우호적’이란 베트남인들의 반응은 조사 대상의 10%에 그쳤다. 반면 미국에 호의적인 반응은 84%에 달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베트남인들에게 미국과의 갈등은 ‘과거의 일’이지만, 중국의 패권적 확장주의 전략은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베트남인들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을 구석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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