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7 19:32
수정 : 2019.08.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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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랭리에 있는 국방부(펜타곤)의 모습. 미국은 최근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직후 아시아에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의도를 드러내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랭리/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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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환율전쟁에 트럼프 “우리는 매우 강해”
중 외교부 “무역갈등 키우는 악랄한 행위”
미 중거리미사일 아시아 배치도 안보 갈등
볼턴 “군사력 증강하고 위협한 것은 중국”
중국, 한국·일본에 “총알받이 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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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랭리에 있는 국방부(펜타곤)의 모습. 미국은 최근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직후 아시아에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의도를 드러내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랭리/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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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다툼이 경제와 안보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패권을 노리는 양대 강국(G2)의 전면전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한국에 가해지는 정치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전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중국과의 대결에 자신감을 보이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안전과 투자, 이자율 등의 이유 때문에 많은 양의 돈이 중국과 다른 나라들로부터 미국으로 쏟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매우 강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많은 기업이 미국으로 오고 있다. 보기 아름다운 일!”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했지만, 1개월 남짓 만에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했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부터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에선 5일 달러당 7위안이 무너지는 ‘포치’(破七)가 현실화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중국은 거의 동시에 ‘미국산 농산물 구매 전면 중단’을 선언하며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과 관련해 “위대한 미국 농민들은 (내가) 다른 대통령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그들을 해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내년에도 농가 지원책을 내놓을 뜻을 내비쳤다.
중국 또한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7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무역갈등을 키우는 악랄한 행위”라고 비판하는 등 격렬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양쪽에서 무역·환율 전쟁에 일부 숨고르기를 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중국은 6일 환율방어용 채권인 중앙은행증권 300억위안어치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위안화 급락을 제어할 제스처를 취했다. 미국도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무역)협상을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미-중 분쟁은 단시일에 해결될 수 없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이 연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도 중국과의 무역·환율 전쟁이 미국에 미칠 타격을 흡수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한 ‘실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보 분야에서는 최근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미국이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미 수천개의 그런 미사일을 배치해놨다. 군사력을 증강하고 위협을 가한 것은 중국”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는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것은 한국과 일본, 다른 지역의 동맹국 방어에 대한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위협’에서 동맹을 지키기 위해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추진할 뜻을 강조했다.
중거리 미사일은 배치 지역과 관련해 한국에 ‘제2의 사드 사태’ 가능성이라는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푸충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은 6일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를 거명하면서 “신속하게 숙고해 영토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전날 한국과 일본에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보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6일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도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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