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3 15:39
수정 : 2019.09.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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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상륙한 바하마 나소의 주택가가 2일 물로 잠겼다. 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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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안, 사망자 최소 5명 등 바하마 강타
바하마 총리 “전쟁 상태지만 방어무기 없어”
3일 미 플로리다주 등 접근 예상…비상사태 선포
트럼프는 허리케인 북상 중 ‘노동절 골프’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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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상륙한 바하마 나소의 주택가가 2일 물로 잠겼다. 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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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 바하마를 때린 뒤 미국 남동부 해안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바하마는 이미 쑥대밭이 됐고, 미 남동부 해안 지역에는 수백만명에게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도리안은 지난 1일(현지시각) 바하마에 상륙해 2일까지 36시간 이상을 머물며 아바코섬과 그랜드바하마섬 등 바하마 일대에 재앙적 피해를 입혔다. 도리안은 위력이 최고등급인 5등급까지 커졌다가 4등급으로 낮아지긴 했으나 2일 밤 현재 여전히 시속 250㎞를 넘는 강풍과 해일을 동반한 채 위력을 보였다. 더구나 도리안의 이동 속도는 시속 2㎞ 미만 수준으로 매우 느려, 바하마의 피해를 키웠다.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국무총리는 도리안으로 인해 최소 5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아바코섬에서는 7살 소년이 물살에 휩쓸려 사망했다. 국제적십자사는 바하마에서 최대 1만3000여 채의 가옥이 심각하게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하마의 두번째 규모인 프리포트 공항은 물바다로 변했다. 미니스 총리는 “바하마는 현재 전쟁 상태”라며 “그러나 이 공격에 스스로 방어할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도리안은 3일 바하마를 벗어나 미 남동부 끝자락의 플로리다주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리안은 4일께 3등급으로 낮아진 채 플로리다 동쪽 해안을 거쳐 올라가 5일까지 조지아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을 따라 올라간 뒤 6일께 2등급으로 약화되면서 노스캐롤라이나주 동쪽으로 벗어날 것으로 미 기상 당국은 예상했다. 이들 지역에는 강풍과 홍수가 예상된다.
도리안의 접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들 주의 해안 지역에는 수백만명의 주민들에게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플로리다주의 팜비치 국제공항 등은 2일 운영을 중단했고,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는 3일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허리케인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절인 2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을 찾아 구설에 올랐다. 그는 애초 제2차 세계대전 개전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주말 폴란드를 방문하려다 도리안의 북상이 예상됨에 따라 이를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재난관리청에서 도리안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나는 5등급 허리케인을 들어봤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며 철저한 대책을 주문했으나, 이튿날 태연하게 골프장으로 향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 안에서도 허리케인 도리안 관련 상황에 대해 매시간 보고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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