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4 16:33
수정 : 2019.10.2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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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23일(현지시각) 민주당 주도로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회의장에 몰려 들어갔다가 나온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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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부차관보 증언 시간 맞춰 비공개회의장 난입
공화당 “대선 결과 뒤집겠다는 것” 주장에 민주당 “나가라”
전날 트럼프, 공화당 보수파에 “장갑 벗을 때”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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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23일(현지시각) 민주당 주도로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회의장에 몰려 들어갔다가 나온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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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사당에서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몰려가 물리적 훼방을 놓는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의 정보·감시개혁·외교 등 3개 상임위는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각 23일 밤 11시) 로라 쿠퍼 국방부 부차관보의 비공개 증언을 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의 시작 무렵 공화당 의원 20여명이 회의장에 우르르 진입해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5시간 동안 정회됐다. 전날 의회에서 빌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이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 4억달러 안보 지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연계했다’고 폭탄 발언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맷 게이츠 의원 주도로 회의장에 몰려든 공화당 의원들은 의자에 앉거나 벽을 따라 늘어선 채 자신들도 이 회의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탄핵조사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고, 관련 상임위 의원의 참석자 수를 제한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공화당은 “비공개회의는 2016년 대선 결과를 뒤집겠다는 것”이라고 소리쳤고, 민주당은 “나가라”고 맞서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이 “증언을 무기한 연기한다”며 떠나면서 회의는 멈췄고, 오후 3시 넘어서야 다시 열렸다.
공화당 의원들의 회의장 ‘난입’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의원들의 만남 뒤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공화당 하원의 보수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을 만나 “민주당이 더럽게 싸우고 있다. 우리도 장갑을 벗을 때”라고 말했다고 한 의원이 <워싱턴 포스트>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1일에도 각료회의에서 공화당을 향해 “더 거칠게 싸워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이날 공화당의 ‘시위’를 두고 “탄핵을 둘러싼 당파적 사투가 눈에 띄게 고조된 것”이라고 짚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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