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7 17:44
수정 : 2019.12.2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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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11일 아이오와주 웨스트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 만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아이오와주는 미국을 대표하는 곡창지대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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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1단계 합의’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키로
트럼프, “1년 500억달러”…당국자는 “400억달러”
전문가 “전례없어”…“미 수출물량 감당할지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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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11일 아이오와주 웨스트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 만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아이오와주는 미국을 대표하는 곡창지대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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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협상팀이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합의한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대폭 늘어날 것에 대비해 미국 농민들이 더 큰 트랙터를 준비해야 한다는 농담을 하고 있지만, 중국이 실제 얼마나 많은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는 지난 13일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 지은 직후 “중국은 향후 2년 동안 한 해 4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를 “5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하지만 지난 통계를 보면, 중국의 농산물 수입은 최대 260억달러 규모를 넘은 사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차드 하트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농업경제)는 통신에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규모의 농산물 수입은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추이판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통상)도 “400억달러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라며 “미국이 그 많은 농산물 수출 물량을 감당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짚었다. 지난 2012년 259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미국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7월 무역 전쟁 발발과 함께 지난해 91억달러까지 추락했다.
미-중 양쪽은 아직까지 1단계 합의 내용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가 15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생략돼 있다. 여기에 중국 쪽에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소비자의 수요와 시장의 가격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필요 이상의 물량은 수입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가격과 품질 경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이 농산물 수입 시장을 다변화한 것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물량을 한꺼번에 400억달러까지 확대하려면 아르헨티나·오스트레일리아·브라질·캐나다·뉴질랜드 등 다른 국가에서 수입해 오던 물량을 줄여야 한다. 통신은 “이럴 경우, 해당 국가가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농산물 수입을 확대시키는 불공정 경쟁을 했다고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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