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5 20:25
수정 : 2006.04.05 20:25
아난 유엔총장 ‘지뢰의 날’ 연설
한국군은 200만개 비축
1년에 전세계에서 1만5천~2만명이 지뢰로 목숨을 잃거나 큰 부상을 당한다. 5명 중 한명은 어린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4일 제1회 ‘국제 지뢰의 날’ 선포를 기해, 지뢰매설 금지와 제거작업이 효과를 보면서 앞으로 몇년 안에 지구상에서 지뢰 피해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긍정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맥스 게일랜드 유엔 지뢰대책국장은 “1990년대 말 연 2만6천명에 달했던 지뢰 피해자가 지금은 2만명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지구상에서 지뢰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아프가니스탄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선 매달 70~100명이 지뢰로 죽거나 부상을 당한다. 아프가니스탄 외에 대규모 지뢰제거 작업이 필요한 곳으로 이라크와 앙골라, 수단,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에디오피아 등이 꼽혔다.
한국에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대인지뢰 사고를 당한 사람이 최소한 46명이라고 ‘지뢰금지국제운동’(ICBL)이 밝혔다. 90개국 1400여개 비정부기구가 참여한 이 기구의 2005년 연례보고서를 보면, 한국군은 96만개의 M14 지뢰(발목지뢰)를 포함해 200만개의 대인지뢰를 비축해 놓고 있다.
주한미군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에 대비해 110만개의 지뢰를 비축해놓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중 절반 정도는 미 본토에 저장되어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미국이 보유한 ‘비 자체폭발지뢰’의 전체 분량이 한국에 비축돼 있다”고 전했다. ‘비 자체폭발지뢰’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폭발해 버리는 자체폭발지뢰보다 훨씬 수명이 길고 제거가 힘들다.
북한의 지뢰실태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지만, 앙골라와 수단 등에서 북한산 지뢰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북한은 대인지뢰 수출국이 분명하다고 지뢰금지국제운동이 밝혔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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