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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12 08:22 수정 : 2007.01.12 08:27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로 첫 출근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악수를 건네고 있다. 뉴욕/AP 연합

반기문 사무총장이 취임 초기 논란에서 벗어나 여유를 되찾으면서 빠르게 '세계 최고 외교관' 역할에 적응하는 보습을 보이고 있다.

반 총장은 11일 유엔본부에서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국 취재진의 다양한 질문에 예봉을 피하면서도 할 말을 하는 예전의 '기름장어' 모습을 보여줬다.

반 총장은 이날 조지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이라크 전략과 미군의 소말리아 직접공격, 유엔 고위직 인사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 유엔의 역할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모법답안으로 일관, 일각에서는 알맹이 없는 회견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미군의 소말리아 공격의 국제법 위반 여부에 대해 예, 아니오로 대답해 달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하는 등 기자회견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모습을 선보였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았다.

반 총장이 인수활동시 유엔 미디어 전문가로부터 언론 상대 요령을 집중적으로 습득했으며 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

반 총장은 취임 첫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사형집행에 대해 '사형제도는 각국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답변을 해 외국언론에 본의 아니게 기삿거리를 제공했지만 더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확인시킨 셈이다.

곤란한 질문을 피해 나가는 능력으로 인해 '기름장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반 총장이 전직 CNN 기자 등이 포함된 미디어 전문가들로부터 '특별훈련'까지 받아 반 총장의 미끄러움이 갈수록 더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 총장의 달라진 모습은 콩고 출신 기자의 프랑스어 질문을 받은 뒤에도 나타났다.


반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지난해 취임선서 후 프랑스어 질문을 알아듣지 못해 어색한 순간을 연출했던 것과 비슷한 순간을 맞았다.

반 총장은 그러나 프랑스어로 현재 열심히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으니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처럼 자신도 조만간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솔직한 태도로 양해를 구한 뒤 영어로 답변을 이어 나갔다.

한편 반 총장이 일각에서 비판이 있었지만 멕시코와 탄자니아 출신 여성을 사무차장과 사무부총장에 임명함으로써 유엔 개혁에 대한 개발도상국가들의 지지를 확대시키는 정치적 수완을 발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드워드 럭 콜롬비아대학 국제단체센터 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개도국에서 유엔의 관리경영개혁에 참여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면서 "정치적으로 볼 때 매우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유엔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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