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13 23:51
수정 : 2007.11.13 23:51
75개국 지지 확보…14∼15일께 제3위원회서 표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주도하고 있는 사형제도 폐지 결의안이 올해 유엔총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형제 반대 세계동맹'의 공동 창립자인 마리오 마라치티는 1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유엔총회에서 사형제도 폐지 결의안에 대한 광범위하고 견고한 지지가 있다고 밝혔다.
마라치티는 "많은 종교적, 세속적 대표자들을 하나로 묶어 내면서 모든 문화권을 포괄하고 있다"면서 EU의 사형제 폐지 결의안 초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ANSA 통신이 전했다.
예전에 두 차례나 사형제 폐지 결의안 통과 시도가 있었지만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마라치티는 현재 유엔 회원국 192개국 중 75개국이 지지하고 있다면서, 반대 국가들은 이슬람회의기구(OIC) 및 아랍국가연합 회원국들을 비롯해 중국과 일부 아시아 및 중미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유엔 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최소 97개 회원국으로부터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EU의 사형제 폐지 결의안 초안은 현재 이른 바 `제3위원회'인 유엔 사회.인도주의.문화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며, 14∼15일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라치티는 덧붙였다.
제3위원회를 성공적으로 통과할 경우, 다음 달 중순 유엔총회에서 최종 표결이 이뤄지게 된다.
EU가 제출한 결의안 초안은 또 사형제도를 "인간 존엄성과 고결함에 대한 부정"으로 규정하고 사형제도는 "(범죄를 억제하는 데) 어떠한 부가가치도 제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실패는 되돌이키거나 원상회복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 초안은 '수위'를 다소 완화해, 즉각적이고 완전한 사형제도의 폐지 대신에 "사형제도를 폐지한다는 시각을 갖고 형 집행을 중지할 것"을 회원국에 촉구하고 있다.
마라치티는 "유엔총회의 사형제 폐지 결의안은 비록 회원국들에 대해 구속력은 없지만, 엄청난 도덕적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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