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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1 18:01 수정 : 2007.11.21 18:01

이스마엘 베아

아프리카 서부해안의 자그마한 국가 시에라리온의 소년병 출신 이스마엘 베아(26·사진)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대사가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베아는 겨우 12살 때 반군에 의해 가족을 잃고 헤매다 정부군에 붙잡혀 소년병이 됐다. 그는 그때부터 상관 명령에 따라 반군과 전투하고 마을을 습격하는 등 살인을 밥먹듯 하는 생활을 했다. 그렇게 2년여를 보낸 뒤 그는 유니세프에 의해 구출돼 재활훈련을 받았고,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2004년 양부모의 도움으로 오벌린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올해 초 베아는 소년병 체험을 기록한 회고록 <집으로 가는 길>(원제 A Long Way Gone)을 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 책에서 소년병으로 잡혀간 뒤 첫 전투에 나가던 날을 “내 평생 어딘가로 떠나면서 그날만큼 두려움에 질려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거듭되는 전투 경험은 사람 죽이는 일을 “물 한 잔 마시는 것”처럼 쉽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아동권리 보호자로 활동해온 비아는 20일 유엔 아동권리협약 18돌 기념식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한 홍보대사’로 임명된 뒤 “나는 희망이 없던 어려운 시기에 유니세프를 만났다”며 “내게 일어난 일이 더이상 다른 어린이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내 평생의 일”이라고 말했다.

비아의 관심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나라의 어린이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어린이들이 집을 떠나는 이유는 극단적인 가난이나 견디기 어려운 사회적 조건, 가정 폭력 때문”이라며 “결국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어린이 학대의 뿌리”라고 말했다. 그는그는 “유니세프 대사 임명이 내가 그동안 헌신해온 어린이 권리 보호 일에 더욱 힘을 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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