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석방 및 집회.언론 자유 촉구
6개월만에 최악의 유혈사태를 빚은 이란 반정부 시위 이후에도 침묵을 지키던 개혁파 중심 인물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순교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결연한 저항 의지를 밝혔다. 무사비는 1일 개혁 진형 웹사이트 `칼레메'를 통해 "(지난해 6월) 대통령선거 이후 정당한 요구를 하다 희생된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순교자가 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빚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시위 관련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합법적인 집회의 자유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27일 이슬람 시아파 성일인 `아슈라'를 맞아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무사비의 조카 알리 무사비 등 8명이 숨졌다. 보수파 성직자들과 정치인은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의장 등 개혁파 지도자들이 이란 체제 전복을 노리고 있다며 극형에 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사비는 "이란 국민의 시위가 자체적인 동력을 갖게 됐기 때문에 나와 카루비 같은 사람을 가두거나 죽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시위대에 대한 이란 경찰과 보안군의 폭력이 "전례가 없으며 이란 정치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진압과 같은 `피상적 방법'으로 위기를 해결하려는 것은 정부의 자기기만이라고 비난했다. 무사비는 이어 반정부 시위가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보수파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 체제를 존중한다"며 "개인의 사생활 침범, 언론 탄압,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검거 및 취조가 오히려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무사비는 반정부 세력이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이를 위한 조건으로 정부가 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할 것과 국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새 선거법 도입, 모든 정치범의 석방, 언론의 자유 등을 제시했다. 웹사이트 칼레메는 또 무사비가 처벌 가능성을 우려해 북부로 피신했다는 관영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칼레메는 "무사비는 테헤란 남부에 있는 측근의 집에서 기거하고 있다"며 "최근 며칠 간 테헤란을 떠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뉴스통신사 IRNA는 지난달 30일 무사비와 카루비가 자신들에 대한 처벌 여론을 두려워해 이란 북부 카스피해 연안 마잔다란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개혁파는 지난 6월 대통령선거가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을 인정하지 않고 반정부 시위를 이어 왔다. 정부의 시위 엄단 방침으로 지난달 27일 유혈사태 이후 반정부 시위는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무사비의 이날 성명 발표로 반정부 시위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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