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바라데이 “EU-이란 추가 협상 가능성 남아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11일 이란에 대해 핵시설 가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3국이 전날 제출한 이 결의안은 이란에 대해 이스파한 우라늄 전환시설 재가동 중단을 포함, 모든 핵연료 관련 활동을 중지하고 IAEA가 이를 검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멜리사 플레밍 IAEA 대변인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긴급 이사회에서 35개 이사국들이 이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없이 합의 방식으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EU 3국이 입안한 결의안은 이란의 핵 활동 재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제재권한을 갖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란 핵문제를 회부하는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EU 외교관들은 이란 정부가 결의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EU는 오는 9월 이란 핵문제를 안보리에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은 "이란 핵 개발과 관련한 미해결 문제가 아직 남아있으나 IAEA는 이란에 보고되지 않은 핵 물질이나 활동이 없다고 결론을 내릴 입장에 있지 않다"며 "이란의 우라늄 전환 시설 재가동은 상황을 바꾸는 일의 중요성과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여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결의안은 지난 해 IAEA가 이란의 신고된 핵물질을 모두 사찰했으며 이 물질들이 금지된 핵 활동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IAEA 이사회는 또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다음 달 3일까지 이란이 핵안전조치협정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관한 포괄적인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이와 관련,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EU와 이란 간 추가 협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결의안 채택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기회의 창을 갖고 있다. 대화를 통해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결의안 채택은 협상의 전제가 되는 `신뢰 구축'을 위해 이란측이 이스파한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IAEA 이사회가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레고리 슐트 IAEA 미국 대표도 결의안 채택에 대해 "국제사회가 이란이 가고 있는 위험한 길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데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하마드 사이디 이란 원자력기구 부의장은 IAEA 이사회 "결의안 내용은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모하메드 메흐디 아쿤드자데 IAEA 이란 대표는 이란의 핵 활동은 모든 국제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스파한 핵시설은 IAEA가 설치한 카메라가 24시간 감시하고 있는 등 IAEA의 직접 감독하에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 8일 이스파한 핵시설의 우라늄 전환시설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11일 이스파한 우라늄 전환시설에 설치된 IAEA 봉인을 해제하기 시작함으로써 핵연료 재처리를 강행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EU 3국은 협상을 통해 이란 핵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으나 협상을 위해서는 이란의 핵 활동이 중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협상 재개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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