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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0 18:38 수정 : 2005.03.10 18:38

일의원 “정부 의뢰한 3곳중 2곳서 실패”… 북-일 공방 새국면
네이처 “감정참여자, 오류 가능성 시인”

납치당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것이라며 북한이 보낸 유골이 가짜라는 일본 쪽의 감정 결과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유골의 진위 문제를 둘러싼 북-일 사이의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스토 노부히코 일본 중의원 의원(민주)은 10일 “유골에 대한 유전자 감정을 한 과학경찰연구소와 데이쿄대학 외에 도쿄치과대학에서도 유골감정을 했다”며 “도쿄치과대의 감정은 디엔에이(DNA) 분석이 아니었지만, 정부가 의뢰한 기관 3곳 가운데 2곳에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유골의 진위를 알 수 없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스토 의원은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달 권위있는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의 결론도 유골이 가짜라고 확실하게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유골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내린 결론은 사실상 세계에서 부정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스토 의원은 지난달 23일 중의원 외무위원회 대정부 질의를 통해서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국, 영국 등 제3국의 이름있는 연구기관이나 학회에도 감정을 의뢰해 크로스체크(교차검증)하지 않은 채, 이 결과를 북한의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증거로 들이미는 것은 외교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유골 감정을 직접 맡았던 요시이 도미오 데이쿄대학 강사 스스로가 디엔에이 분석기법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자신의 저서에서 과학적 분석기법이기는 하지만 사회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상은 “<네이처>의 논문이 일본의 감정 결과를 부정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루뭉수리로 넘어갔으며, 일본 언론들도 감정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앞서 <네이처> 온라인판은 지난달 2일 요시이 강사의 인터뷰를 싣고 “분석 결과는 확정적인 것이 아니며 유골 샘플이 (이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정빈 서울대 의대 교수(법의학)도 “1200℃에서 화장된 유골에서 디엔에이 검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만약 검출이 됐다고 해도 유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유래한 이물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본 쪽 발표내용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가 요코타 유골이 ‘가짜’라고 단정지은 데 대한 의구심이 고조되면서 앞으로 일본 쪽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해 12월9일 과학경찰연구소와 도쿄치과대의 유골 감정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데이쿄대 감정 결과를 확실한 것으로 단정한 뒤, 북한이 가짜 유골을 보내줬다며 경제제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화장한 유골에서 디엔에이를 검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과 일본 최고 권위의 과학경찰연구소가 감정에 실패한 점 등을 들어 일본이 감정 결과를 날조했다고 반박해왔다. 강태호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연합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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