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고이즈미, ‘통절한 반성과 사과’ 표명 |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막된 아시아ㆍ아프리카 정상회의 연설에서 과거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과'를 표명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의 심정'을 표명했던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의 담화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제국주의 침략의 과거사를 사과했다.
일본 총리가 해외에서 과거사에 '반성'을 표명한 것은 지난 1991년 5월 가이후도시키(海部俊樹) 전 총리가 싱가포르 방문시 일제침략에 대해 포괄적인 유감을 밝힌 이래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2차대전 종전(패전) 60년을 맞아 발표된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연설은 향후 일본의 대(對) 아시아ㆍ아프리카 외교의 지침이 될 것이라며, 특히 '사과와반성'을 밝힌 것은 중국과 한국에서 고조된 '대일비판'을 누그러뜨리고 중ㆍ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전략에서라고 지적했다.
연설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에 의한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국가들, 특히 아시아인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며 "경제대국은 돼도 군사대국은 되지않는, 모든 문제를 무력에 의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가 1955년 아시아ㆍ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밝혔던 입장을 상기시키며 "평화국가로서 국가발전에 노력하는 결의를 표명했으며 그런 방침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아시아ㆍ아프리가 역내 국가와 협력강화를 목표로 정부개발원조(ODA)를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국민총소득(GNI) 대비 0.7%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으며 역내 방재ㆍ재해 대책에도 앞으로 5년간 25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아프리카용 ODA의 경우 무상협력자금을 중심으로 향후 3년간 2배로 늘리는 한편 아시아의 젊은이를 아프리카에 파견하는 '아시아청년 해외협력대'의 설립을 제안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야심과 관련 "오늘날 현실을 반영한 조직으로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는 9월까지 개혁안 결정에 협력한다"며 적극 나설 방침을 분명히했고, 중동평화 추진을 명목으로 한 팔레스타인 지원활동에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 총리는 당초 이날 연설에서 아시아ㆍ아프리카에대한 지원약속을 전면에 내걸 예정이었으나 한국과 중국의 반일감정이 크게 악화됨에 따라 과거사 인식에 역점을 두는 것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민간국제 교류단체 '피스보트(Peace Boat)' 회원 100여명은 이날도쿄에서 집회를 열어 "중국의 반일시위는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는 일본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 대처를 비판한 뒤 '교과서의 검정합격 철회' 등 구호를 외치며 2㎞가량 거리시위를 벌였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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