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8 17:33
수정 : 2019.07.2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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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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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논의 진행하겠다”
당 내에서도 “오보이기를 기도” 파문
옛 민주당 내 보수파 의원 많은 점도 배경
아베 측근 ‘헌법 개정 위해 중의원 의장 변경’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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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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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시 태어났습니다. 확실히 아베 신조 총리와 (나의) 생각은 다르지만, 헌법 개정 논의를 제대로 진행해봅시다.”
아베 신조 정부에 맞서 야권 연대에 참여했던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헌법 개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애초 일본 정가의 예상대로 아베 정부의 현행 ‘평화 헌법’ 개정 추진에 국민민주당이 큰 변수로 등장했다.
다마키 대표는 지난 25일 인터넷 방송인 <분카진호소쿄쿠(문화인방송국)>에 출연해 “우리도 헌법 개정 논의를 진행해왔다. 아베 총리와도 부딪힐 것이다. (아베 총리가 국민민주당에) 추파를 보내고 있다는 것은 신문에서 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마키 대표는 “반성한다. 우리는 모리카케(아베 총리가 자신과 가까운 이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있는 사학법인 스캔들) 문제에 국회에서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결과적으로는 국가의 중요 과제(헌법 개정)에 대해서 논의할 시간이 적어졌다”는 점을 개헌 논의 참여 명분으로 들었다.
다마키 대표의 발언은 국민민주당 안에서도 즉각적인 반발을 불렀다. 쓰무라 게이스케 공동 부대표는 26일 밤 트위터에 “오보이기를 기도한다”는 글을 올렸다. 파문이 확산되자 다마키 대표는 26일 기자단에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자는 자민당 개헌안에는) 반대라는 점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반발 물러섰다.
앞서 참의원 선거 하루 뒤인 지난 22일 아베 총리는 “(야당인) 국민민주당 중에서 헌법 개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국민민주당에 ‘러브콜’을 보냈다.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과 개헌에 적극적인 야당인 ‘일본유신회’ 등 이른바 ‘개헌세력’이 헌법 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마키 대표의 폭탄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국민민주당의 태생적 한계도 잠복해 있다. 국민민주당은 옛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온 정당이지만, 이 가운데 비교적 보수적인 인물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의원들이 비교적 진보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실제 국민민주당 기본 정책도 이미 “현행 헌법의 기본 이념과 입헌주의를 유지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한 미래지향적 헌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한다”고 돼 있다.
다마키 대표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국회에 설치된 헌법심사회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 국회 헌법심사회는 헌법 발의 전에 여야가 개정안을 논의하는 곳이다. 법적으로는 헌법심사회에서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더라도 개헌안 발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강압적 추진이라는 인상이 강해져 개헌안은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확률이 커진다. 지금까지는 자민당 집행부의 일방적 추진 의사와 이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헌법심사회에서 심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아베 정부도 헌법 개정 추진 의욕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대행은 26일 우파 쪽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현재 의장은 훌륭한 분이지만 조정형”이라며 “지금 멤버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면 유력한 분을 의장으로 두고 헌법 개정 쪽으로 가게 국회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시마 다다모리 일본 중의원 의장을 좀더 개헌에 공격적인 인물로 교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중의원 의장은 통상 국회 해산과 총선거 뒤 교체된다는 점에서 이런 발언 자체가 문제적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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