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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2 16:34 수정 : 2019.08.12 20:24

2016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 때 연설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모습. 일본 외무성

닛케이 “요코하마 TICAD 회의 때
3조4천억원 지원책 발표 예정”

고노 외상 최근 32년 만에
태평양 섬나라들 방문

2016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 때 연설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모습. 일본 외무성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 벨트)에 맞서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일본이 이번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오는 28~30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7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개발기금으로 3000억엔(약 3조4600억원)가량을 출연하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아프리카개발회의는 일본 정부가 주도해 1993년부터 유엔 및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등과 공동으로 열고 있는 회의체로, 2013년까지는 5년마다 열렸으며 그 이후에는 3년 마다 열리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아프리카개발은행 및 ‘에프사’(EPSA)로 불리는 시스템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의 인프라 개발과 민간기업 발전을 지원해 왔다. 신문은 올해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인 지원 프로그램은 일본 정부가 마련한 네번째 아프리카 지원 계획이라면서, 엔 차관을 중심으로 3년 정도에 걸쳐 기금에 돈을 출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금 전체 규모는 3000~4000억엔 범위에서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는 두 가지 방식의 융자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아프리카개발은행과의 협조융자를 통해 전력, 도로 등의 기간시설 정비 프로젝트에 장기저리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일본이 아프리카개발은행에 대출하면, 아프리카개발은행이 엔차관을 재원으로 역내 중소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일본의 아프리카 투자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것임은 분명하다. 일본이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해 개발도상국 국가 지원 때마다 최근 강조하는 구호가 ‘질 높은 인프라 투자’다. 이는 중국이 개도국에 막대한 자금을 융자해주면서도 중국에서 파견된 기업 및 노동자들이 인프라 건설을 실질적으로 독차지해 해당 개도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약점을 파고든 것이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중국에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137억달러(16조6619억원)을 빌렸다. 또한, 지난달 중국 지원으로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을 접한 나라인 탄자니아부터 반대편인 대서양을 접한 앙골라까지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가 개통됐다.

일본 외무성은 물질적 지원 이외에도 일본에 유학하는 고등학생, 대학생 각각 20명의 경비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아프리카 맞춤형’ 유학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고도 신문은 전했다. 기간은 고교생은 1년, 대학생은 3개월로, 세계 각국 대학생 유학생을 대상으로 기존 지원책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중국에 유학 중인 아프리카 출신 학생이 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본에 유학 온 학생은 2600명에 불과한 점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내년 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을 추진하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의 해양 진출과 세계적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일본과 상대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아니었던 태평양 섬나라들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지난 5일~9일까지 피지, 파라오, 미크로네시아연방, 마셜군도 남태평양 국가들을 순방했다. 일본 외무상으로는 32년 만의 방문이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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