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설계론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필립 존슨 (오른쪽)이 자신의 책 <심판대 위에 선 다윈>을 든 독자와 함께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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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1987년 “교과과정 창조론 교육 위법” 불구
부시 재선뒤 기독교계등 공교육 전파 달려들어
과학계·진보진영 “진화론 압도적으로 지지” 반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교육·과학계에도 거센 보수의 바람을 불러왔다. 공화당 재집권 이후 학교교육에서 생명의 기원을 어떻게 가르칠지를 놓고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창조론의 변형인 지적설계론이 떠오르며 공립학교에 폭넓게 확산될 조짐을 보여, 과학계와 진보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다. ◇ 지적설계론의 토대= 생명의 출현이나 지금의 종들이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지적인 존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란 게 지적설계론의 핵심이다. 자연도태에 의해 생물이 진화해 왔다는 다윈의 학설(진화론)은 복잡하고 다양한 생물 종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설계론은 주장한다. 단적으로 원숭이로부터 인간이 진화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우주는 생물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누군가에 의해 잘 설계돼 있다고 주장한다. “예수 동정녀가 출산” 79% 1991년 필립 존슨의 책 <심판대에 선 다윈>이 출간된 이후 이 학설은 미국 기독교계와 보수파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됐다. 지적설계론은 ‘지적인 존재’ 또는 ‘설계자’가 하나님이라고 못박진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창조론에 대한 반발을 희석하기 위한 것일 뿐, 사실상 창조론의 변형에 불과하다는 게 과학계와 진보 진영의 비판이다. ◇ 보수의 물결을 탄 확산= 미국 대법원은 1987년 “학교 교과과정에서 창조론을 가르치는 건 정교 분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창조론자들은 최근 미국 법원의 보수화 경향과, “아직 진화론에 대한 결론이 난 게 아니다”라는 부시 대통령의 말에 힘입어 이 판결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
보수 진영은 2002년에 전략을 수정했다. 학교에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 양자택일을 하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진화론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으니 지적설계론 등 여러 이론을 보여주며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지적 설계자’가 하나님인지에 관한 논의는 뒤로 미뤘다. 이런 논리는 학부모들의 지지를 쉽게 얻으며 여러 주에서 논쟁을 불러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캘리포니아는 현재 주 교육위원회가 지적설계론 채택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앨라배마와 조지아에선 주 의원들이 지적설계론을 가르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오하이오와 미네소타, 뉴멕시코, 오하이오 등은 이런 내용의 법안을 이미 통과시켰다. 테네시주에선 과학 교재에 ‘진화론은 아직 이론일 뿐 검증된 사실이 아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이자는 제안이 올라와 있다. 여기엔 미국사회 저변에 깔린 기독교 문화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실시한 <뉴스위크>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민들의 79%가 예수는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 또 62%는 공립학교에서 진화론 외에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고 응답했다. 보수-진보 ‘가치전쟁’ 첨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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