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10 17:37
수정 : 2005.01.10 17:37
“볼 권리등 침해” 90%대 반대
지난주 누리꾼(네티즌)들은 ‘방송 중간광고제 도입’과 ‘한강변 오페라하우스 건립’등 문화관광부 장관과 서울시장이 각각 내놓은 두 가지 새 정책안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정동채 문화부 장관의 방송중간광고제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줄을 이었고, 이명박 서울시장의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에 대해서는 찬반이 비슷한 가운데, 비판적 주장의 글을 올리는 논객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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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간광고제에 비난 쇄도=대다수 누리꾼들은 시민단체나 언론학자들과 같이 ‘시청자의 볼 권리 침해·상업주의 강화’ 등의 이유로 중간광고제 도입에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파란에서 실시한 인터넷 투표 결과, 두 곳에서 모두 90%정도(1월10일 오후 4시 현재)가 반대쪽에 표를 던졌다. 한 누리꾼은 문광부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방송사가 (지난해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숙원사업인 중간광고를 요구하는 게 아닐까 추측된다”면서 “이런 발상은 지지를 받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다른 이는 네이버 게시판에 “(중간광고는) 국민들 스트레스 지수 올리는 데 효과 만점”이라는 비꼬는 글을 올렸고 ‘아이블루스’란 이는 “정부가 돈을 거둬 들이려는 수단으로밖에 안보인다, 중간방송은 인터넷 기반 인프라를 방송이 통합하는 시점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파란의 뉴스폴 게시판에 글을 올린 ‘안진곤’이라는 이는 “원하지 않는 광고를 원하는 프로 중간에 보게 되는 것은 시청권 자유를 박탈하는 짓”이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박77741’이란 이는 “중간광고 도입 이유가 휴대폰지상파를 무료로 보게 하기 위함이라면 (중간광고제 도입을) 생각해 볼 문제”라며 “잘 따져보고 반대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한강 오페라하우스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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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하우스 보다 오폐수처리장을?=1만1천여명의 누리꾼들이 참여한 포털사이트 야후의 즉석투표에서는 전체의 54%가 ‘문화산업 발전·관광객 유치 기대’를 이유로 이명박 서울시장의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에 찬성표를 던졌고, 44%는 ‘전시행정·중복투자로 예산낭비 우려’라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4천여명이 참여한 네이버 즉석투표에서도 찬성 52%, 반대 48%정도로 찬성이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장기적 안목과 공청회·각계 의견수렴을 통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준수하고 문화적 차원의 고민을 한다는 전제로 찬성한다”고 밝혔고, 또다른 이는 “세계 속에 서울 이미지를 한층 높일 수 있는 발상”이라고 지지의사를 폈다. 네이버에서는 ‘쿨가이’란 이가 “프랑스에서 에펠탑을 지으려 했을때도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프랑스 최고의 명소가 되었다”면서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가 한국에 생긴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곳 포털의 게시판에는 반대의견의 글이 더 많았다. ‘영길1962’란 이는 “침체된 경기 탈출과 실업문제 해소에 온 국민이 애가 타있는데, (오페라하우스가) 무에 그리도 급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는 “전시행정 악습에 후퇴한 모방 발상으로, 서울시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비판했고, 미국 시카고에 사는 성악가라고 자신을 밝힌 이는 “전세계적으로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가 하향세에 있는 지금 이런 투자는 좀 과도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차라리 그 돈으로 오폐수처리장을 만들어라”“서민 임대주택을 지어달라”“밀어부치기 행정과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지적도 올랐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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