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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5 18:21 수정 : 2005.04.25 18:21



“정치와 무관한 사생활 들추기”

“국정원 부적절 개입 추적 마땅”

지난주 <에스비에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에 관한 의혹을 보도하자 누리꾼(네티즌)들 사이에 이 보도가 과연 공익을 위한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누리꾼들은 일단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와 의혹 해소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보도 자체에 대해 ‘공인의 사생활을 들춰낸 선정주의적 보도’라는 비판과 ‘알권리를 충족시킨 추적 보도’란 주장이 팽팽히 맞서 논쟁을 벌였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진위에 관계없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보도’라며 ‘음모론’을 펴기도 했다.

이 프로가 방영된 다음날인 20일부터 포털 네이버가 벌인 뉴스폴에서, 전체 투표 참여자 1만9천여명(25일 0시 현재까지) 가운데 54.7%가 “사생활을 파헤친 선정 보도”라고 답해 “알 권리를 위한 추적보도”(45.3%)란 주장을 약간 앞섰다. 그러나 파란닷컴의 즉석투표에서는 전체 투표 참여자 3천623명 가운데 52.4%가 “국가기관 개입 등 사실 관계를 밝혀야”한다는 쪽에 손을 든 반면, 45.8%는 “사생활을 파헤칠 필요 있나”고 답해, 네이버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선정주의적 보도’라고 주장한 누리꾼들은 주로 이번 보도 내용의 사생활 침해와 비공익성을 지적했다. 네이버 게시판에서 ‘하이섬머’라는 이는 “김대중의 (숨겨진) 딸이 도대체 나랏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왜 남의 사생활을 들추고 난리인지 이해가 안간다”고 썼다. 다음에서도 한 누리꾼은 ‘에스비에스, 옛 선데이서울로 부활하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굳이 (아이) 어머니의 지난 과거의 슬픔을 파헤치는 보도로 실익이 있는가를 보고 판단했어야 한다”고 이번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파란닷컴에서는 ‘나비’란 필명의 누리꾼이 “프랑스의 한 언론이 미테랑 전 대통령의 혼외 딸에 대한 보도를 하자 다른 언론들이 맹렬히 이 언론의 보도를 비판했다는 사실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한겨레 토론방 ‘한토마’에 글을 올린 ‘조운’이란 논객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숨겨논 딸에 대해 프랑스 국민들은 정치와 사생활을 차분히 분리해서 정쟁거리나 국민적 에너지 소모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하’란 이는 “<에스비에스>의 방송 이후 논란의 중심이 진승현게이트와 국정원 동원을 통한 권력 오남용이 아니라 그 딸이 진짜인지 아닌지와 디제이의 로맨스에 맞춰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네이버에서 ‘아마존24’란 누리꾼은 “김 대통령은 공인이므로 모든 과거가 밝혀져야만 한다”고 주장했고, ‘스카펠러’도 “김대중의 딸이 문제가 아니라 진승현게이트의 진실이 중요하다”며 이 보도가 공익적 가치를 지녔다는 주장을 폈다. ‘엘프230’은 “문제는 개인적인 사생활이 아니라 국정원을 동원해서까지 사적인 부분을 은폐한 부분”이라며, “<에스비에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한편 ‘고토마키’란 이는 “민주당이 떨어지면 재보선 때 이익을 얻는 게 한나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한토마’에 글을 올린 ‘내생각’이란 이는 “디제이의 사생활을 까발려 가장 타격을 받게 되는 대상은 그를 정신적 지주로 생각하는 민주당일 것”이라며 “보궐선거 때문에 누군가가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란 추측을 해본다”고 밝혔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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