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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2 18:06 수정 : 2005.05.02 18:06

“가벼운 입” 질타 큰물

“마녀사냥 말자” 반론도

가수 조영남씨의 ‘친일발언’ 논란이 각 인터넷 토론방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번 논란은 ‘튀는’ 연예인 한 사람의 돌출성 발언에서 비롯되었지만 한일관계의 현주소, 공인으로서 연예인의 자세,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 등 다양한 각도의 논쟁으로 이어졌다.

논란의 발단은 일본 <산케이신문> 24일치에 보도된 조씨 인터뷰 기사였다. 문제가 된 발언들은 독도 문제와 관련해 “냉정히 대처하는 일본을 보면 일본쪽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가 보니 속았다는 생각이었다. 일반 신사와 다르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에서 신사참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 대단한 장소로 세뇌됐었다”, “하나의 사물을 놓고 지배한 쪽과 당한 쪽은 서로의 처지를 진짜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등이다. 조씨는 결국 진행하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도중하차 했고, 예정됐던 지역 공연 참석도 취소됐다.

인터넷 설문 “방송 퇴출” 83% “반대” 17%
한일 관계·한국 집단주의 등 논쟁 비화

누리꾼들은 대체로 조씨 발언의 ‘경박함’을 질타하는 쪽이었다. 포털 사이트 ‘다음’ 토론방에서 ‘코코댁’이란 누리꾼은 “이런 발언이 가능했던 근본 원인은 조씨가 일본을 모르고, 야스쿠니의 실체를 모르는 한마디로 ‘딴따라’ 무식장이 이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야스쿠니는 국가 신도의 상징으로 다른 신도와는 엄연히 구별되며, 일본 천황을 위해 목숨을 버리라고 강요하기 위해 세워진 곳”이라며 “조씨가 일본의 환대에 휘둘려 일본에 선의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나 최소한 야스쿠니가 어떤 존재인지는 공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인터넷 한겨레> 토론방에서 ‘나무와 보리’ 라는 이는 “조씨가 일본의 객관적인 장점을 볼 수 있는 눈은 있어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가슴아프게 바라보는 눈은 없었던 것 같다”며 “‘다양성의 존중’이 아무데나 갖다붙일 수 있는 절대가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조씨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마녀사냥’이라는 반론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논파맨’ 이라는 이는 “다수의 의견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인도 아니라는 발상은 좋지 않다”며 “한국의 집단문화는 한 방향으로 결집된 의견과 다른 의견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게나’라는 누리꾼은 “중세에 마녀에 대한 체포가 이뤄지는 과정은 너무 단순해 고발이나 ‘세상의 소문’ 만으로 체포가 가능했다”며 “조씨가 모든 잘못의 원흉인 것처럼 몰고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은우’라는 이는 “조씨를 비난하기에 앞서 조씨를 재물삼은 일본 언론의 왜곡보도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논란은 일본 누리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24일치에서 일본 누리꾼들이 “개인의 의견에 대해 벌떼처럼 달려들어 비난하는 국민성,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미디어 주도의 파시즘이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포털 ‘네이버’ 뉴스폴에서 실시한 조씨의 방송퇴출 여부를 묻는 설문에서는 ‘퇴출시켜야’ 83.1%, ‘퇴출하지 말아야’ 16.9%로 나왔다. 또 ‘미디어 다음’ 뉴스폴에서는 ‘마녀사냥식 퇴출은 삼가야’ 20.1%, ‘오해 소지의 발언에 대해 책임져야’ 77.5%, ‘판단 유보’ 2.5% 순이었다.

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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