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참석자 처벌 반대” 87% 상대평가 방식의 고교 내신등급제 시행과 지난 7일 이에 반대하는 고교생들의 광화문 촛불집회를 놓고 누리꾼들의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게시판과 토론장에는 내신등급제에 반대하는 고교생들의 글이 수백여건씩 올랐다. 현직 교사와 학부모·대학생들의 찬반 토론도 진지하게 이어졌다. 내신등급제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주로 ‘내신이 실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학교를 내신전쟁터로, 친구를 밟고넘어야 할 경쟁자로 만든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반면, 찬성 쪽은 ‘학교교육 정상화’와 ‘학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취지’란 주장을 폈다. 그러나 고교생들의 촛불집회 자체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사회적 발언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터넷한겨레>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촛불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으로 실시한 즉석투표에서 총 참여자 1천708명(9일 오전 9시 현재) 가운데 66.5%가 ‘학생들의 사회적 발언 좋다’는 의견을 냈다. 22.6%는 ‘변질될 우려 있어 미뤄야한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고, 10.9%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네이버>가 촛불집회 참석 학생을 처벌하겠다는 서울시 교육청 방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무려 87.3%(3천492명)가 ‘의사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처벌 반대 의견을 냈고 처벌 찬성은 12.7%(507명)에 그쳤다. 포털 <다음>에 ‘연세대 3학년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중학교 2학년 때 전교 470등, 고등학교 2학년 중간고사 때 꼴지에서 3등 했지만 고3 때 수능 모의고사에서 전교 2등을 했다”며 “내신이 실력을 100%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넷한겨레>의 토론마당인 ‘한토마’에 글을 올린 ‘백두대간인’이란 논객은 “내신제는 등급에 따라 숫자가 정해져 있어 친구를 뒤로 밀쳐야하니 살벌해지지 않을 수 없고,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는 살벌한 정글의 법칙만 존재하는데 이것이 과연 교육적인가”라고 물었다. ‘고3 때 정신차린 의사’란 이도 <다음> 게시판에 “내 자식을 절대로 내신이 강화된 교육을 받게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토마의 ‘모범생’이란 논객은 “현재 내신 반대를 주동한 세력은 특목고와 강남(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며 “명문대들은 내신등급 반대를 이용해 특차 확대와 논술 본고사로 가려고 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찬·반 논쟁 외에도 이번 내신등급제를 감정적·피상적으로 비판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자는 ‘신중파’의 글도 올랐다. 자신을 7년차 현직 교사라고 밝힌 ‘보리마니’란 이는 “현재 교육부의 내신등급제가 부작용의 우려를 많이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제도가 나온 배경은 학교교육 정상화에도 있지만, 내신 부풀리기와 대학의 고교등급제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학원에서 공부하게끔 방치하는 게 아닌가 반성하고, 학부모·학생·언론도 감정적·피상적 대응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냉정한 평가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사설 |
상대평가식 내신등급제 논란 |
“촛불집회 참석자 처벌 반대” 87% 상대평가 방식의 고교 내신등급제 시행과 지난 7일 이에 반대하는 고교생들의 광화문 촛불집회를 놓고 누리꾼들의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게시판과 토론장에는 내신등급제에 반대하는 고교생들의 글이 수백여건씩 올랐다. 현직 교사와 학부모·대학생들의 찬반 토론도 진지하게 이어졌다. 내신등급제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주로 ‘내신이 실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학교를 내신전쟁터로, 친구를 밟고넘어야 할 경쟁자로 만든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반면, 찬성 쪽은 ‘학교교육 정상화’와 ‘학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취지’란 주장을 폈다. 그러나 고교생들의 촛불집회 자체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사회적 발언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터넷한겨레>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촛불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으로 실시한 즉석투표에서 총 참여자 1천708명(9일 오전 9시 현재) 가운데 66.5%가 ‘학생들의 사회적 발언 좋다’는 의견을 냈다. 22.6%는 ‘변질될 우려 있어 미뤄야한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고, 10.9%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네이버>가 촛불집회 참석 학생을 처벌하겠다는 서울시 교육청 방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무려 87.3%(3천492명)가 ‘의사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처벌 반대 의견을 냈고 처벌 찬성은 12.7%(507명)에 그쳤다. 포털 <다음>에 ‘연세대 3학년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중학교 2학년 때 전교 470등, 고등학교 2학년 중간고사 때 꼴지에서 3등 했지만 고3 때 수능 모의고사에서 전교 2등을 했다”며 “내신이 실력을 100%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넷한겨레>의 토론마당인 ‘한토마’에 글을 올린 ‘백두대간인’이란 논객은 “내신제는 등급에 따라 숫자가 정해져 있어 친구를 뒤로 밀쳐야하니 살벌해지지 않을 수 없고,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는 살벌한 정글의 법칙만 존재하는데 이것이 과연 교육적인가”라고 물었다. ‘고3 때 정신차린 의사’란 이도 <다음> 게시판에 “내 자식을 절대로 내신이 강화된 교육을 받게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토마의 ‘모범생’이란 논객은 “현재 내신 반대를 주동한 세력은 특목고와 강남(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며 “명문대들은 내신등급 반대를 이용해 특차 확대와 논술 본고사로 가려고 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찬·반 논쟁 외에도 이번 내신등급제를 감정적·피상적으로 비판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자는 ‘신중파’의 글도 올랐다. 자신을 7년차 현직 교사라고 밝힌 ‘보리마니’란 이는 “현재 교육부의 내신등급제가 부작용의 우려를 많이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제도가 나온 배경은 학교교육 정상화에도 있지만, 내신 부풀리기와 대학의 고교등급제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학원에서 공부하게끔 방치하는 게 아닌가 반성하고, 학부모·학생·언론도 감정적·피상적 대응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냉정한 평가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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