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적당주의는 교수들의 ‘공모’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수들은 과제를 많이 내고 철저하게 수업을 진행할수록 수강 학생들이 줄어들고 해당 과목은 폐강 위기로 몰리니 교수로서도 어찌 해볼 수 없다며 적당주의와 타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댄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의 대학은 그 스스로 제대로 된 학자를 길러내는 구실을 포기하고 외국 대학에 석·박사 과정생을 충원해주는 일에 자족하고 만다. 한국 제일의 명문이라는 서울대가 세계 100위권 대학에도 진입하지 못한 채 미국 박사를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는 영광(?)을 차지한 것은 그 결과물인 셈이다. 그것이 다시 한국 지식사회의 지나친 대미종속, 대외종속이란 부정적 파생물을 낳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 교육문제의 핵심은 전근대적 대학서열구조를 온존시키는 사회문화에 있다 할 것이다. 이런 사회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고는 한국 교육의 악순환 고리는 깨지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은 새 교육부총리로 대학개혁의 적임자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중등교육의 개혁은 어느 정도 이뤄 놓았으니 이제는 대학개혁에 매진할 때라는 언급도 슬쩍 얹혀졌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현실에 대한 오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학개혁을 결코 초중등교육과 별도로 진행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 부총리는 한국에서 교육개혁의 알파와 오메가는 대학 서열에 따른 학벌주의의 해체라는 인식과 그를 실천할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권태선 편집부국장 kwonts@hani.co.kr
사설 |
교육현실과 새 교육부총리 |
학생들의 적당주의는 교수들의 ‘공모’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수들은 과제를 많이 내고 철저하게 수업을 진행할수록 수강 학생들이 줄어들고 해당 과목은 폐강 위기로 몰리니 교수로서도 어찌 해볼 수 없다며 적당주의와 타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댄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의 대학은 그 스스로 제대로 된 학자를 길러내는 구실을 포기하고 외국 대학에 석·박사 과정생을 충원해주는 일에 자족하고 만다. 한국 제일의 명문이라는 서울대가 세계 100위권 대학에도 진입하지 못한 채 미국 박사를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는 영광(?)을 차지한 것은 그 결과물인 셈이다. 그것이 다시 한국 지식사회의 지나친 대미종속, 대외종속이란 부정적 파생물을 낳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 교육문제의 핵심은 전근대적 대학서열구조를 온존시키는 사회문화에 있다 할 것이다. 이런 사회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고는 한국 교육의 악순환 고리는 깨지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은 새 교육부총리로 대학개혁의 적임자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중등교육의 개혁은 어느 정도 이뤄 놓았으니 이제는 대학개혁에 매진할 때라는 언급도 슬쩍 얹혀졌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현실에 대한 오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학개혁을 결코 초중등교육과 별도로 진행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 부총리는 한국에서 교육개혁의 알파와 오메가는 대학 서열에 따른 학벌주의의 해체라는 인식과 그를 실천할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권태선 편집부국장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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