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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14 18:39 수정 : 2016.08.30 08:53

지난해 10월22일 대우조선에 수조원대의 자금 지원을 결정한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마치 양파껍질 같다. 까면 깔수록 새 의혹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빨간불이 켜진 신호등 뒤로 뿌연 안개에 싸인 청와대가 보인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초 공개한 ‘서별관회의 문건’에 대우조선 실사보고서의 핵심 내용이 담겨 있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의뢰로 회계법인 삼정케이피엠지(KPMG)가 작성한 이 실사보고서를 보면, 대우조선의 2016년 이익 전망치가 당시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영업이익은 1.6배, 순이익은 6배나 많다. 실사를 통해 5조원대의 숨겨진 부실을 찾아낸 실사팀이 이를 모르는 증권사들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는 얘기인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잠재부실을 실사보고서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숨겨진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면 시장에 미칠 충격이 커 5조원대의 잠재부실 중 2조원 안팎은 4·13 총선을 고려해 반영 시점을 늦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정부는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4월말이 돼서야 본격화했다. 또 대우조선은 지난달 3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내놨다. 당시 수주 전망 악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지난해 다 털어내지 않은 잠재부실을 끼워넣은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부풀려진 실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지원안이 나오고 그 결과 추가 부실이 드러나 또 자구안을 내놓는 악순환인 셈이다.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둘러싼 난맥상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사보고서 등 관련 자료의 공개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는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채 추경 처리만 재촉하고 있다. 염치없는 짓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회의 진상 규명 작업에 협조하고 잘못이 드러나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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