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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26 18:26 수정 : 2018.12.26 19:29

남북 상생·한반도 평화의 이정표
실제 사업 본격화까지 갈 길 멀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추진력 되길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이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남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경의선·동해선 연결 사업에 합의하고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연내 착공식’을 열기로 한 약속을 지킨 것은 의미가 크다. 대북 제재로 인한 우여곡절을 뚫고 착공식을 엶으로써 남북의 신뢰는 한층 더 굳건해질 수 있게 됐다.

철도 연결 착공식은 70년 가까이 끊어진 남북의 길을 하나로 연결하는 공동노력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의 상생과 번영의 첫발을 내딛는 일이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분단의 섬으로 남았던 한반도 남쪽이 대륙과 직접 연결되는 큰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점도 이 착공식의 의미를 키운다.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궤도 체결식을 갖고 있다. 2018.12.26 사진공동취재단-머니투데이 김창현
이날 착공식에 남북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협력의 의지를 드높인 것은 또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만하다. 더 주목할 것은 이 착공식에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러시아·몽골의 철도 관계자들을 포함해 유관국과 국제기구 인사들도 함께했다는 점이다. 착공식이 단순히 남북의 철도 연결이라는 차원을 넘어 중국횡단철도,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이어져 동북아 철도공동체를 만든다는 원대한 구상 아래 추진되고 있음을 전세계에 공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북아 철도공동체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밝힌 바 있다. 이 구상이 남북의 협력 속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 한반도가 동북아시아 경제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남북의 철도와 도로 연결은 성장의 벽에 막힌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데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의선 철도 한 곳에서만 앞으로 30년 동안 14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물류 비용 절감과 북한 지하자원 수입에 따른 효과다. 하지만 이 사업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남북은 최근 공동조사를 통해 북한 철도 상황을 점검했지만 앞으로 더 정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로드맵을 완성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정부는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사업이 본격화하려면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 제재 완화라는 산을 넘는 것이 관건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은 지난 몇달 동안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이후 교착이 풀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재회하기를 고대한다’는 ‘성탄 메시지’를 보낸 것도 희망을 키운다. 미 국무부의 최근 북한 관련 전략보고서가 비핵화 문제를 장·단기로 나눠 현실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 점도 긍정적이다. 남북 협력의 속도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 속도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철도 연결 착공식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추진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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