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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02 17:59 수정 : 2019.01.02 19: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관련해 “나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한 화답이다. 두 정상이 서로 만날 의사를 확인함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를 넘어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갈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긍정 반응은 두 정상이 ‘톱 다운’(위에서 아래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만간 북-미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지난 몇달의 지지부진한 북-미 협상 진행과정에 비추어 보면, 정상들의 이런 의지 표명이 곧바로 2차 정상회담의 문을 열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일부에선 김 위원장의 신년사 가운데 ‘미국의 제재·압박이 계속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대목에 주목하지만, 신년사의 강조점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비핵화 문제 해결에 찍혀 있음은 분명하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육성으로 처음 밝힌 것도 의미가 작지 않다. 핵무기의 실험·생산·사용·확산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전면적인 ‘핵 동결’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새로운 길’을 이야기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어서, 이런 발언 자체가 역으로 미국을 향해 강한 대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화답으로 북-미 정상의 뜻이 확인된 만큼, 이제는 두 나라가 2차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실무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두 정상의 확고한 대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는 여전히 대북 회의론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몇달 동안 북-미 협상이 공전한 것은 행정부 안팎의 대북 회의론이 발목을 잡은 탓이 크다. 이런 회의론을 돌파하려면 북-미 두 정상의 의지가 각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 진전의 조건으로 ‘상응 조처’를 요구하고 나선 이상,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향후 대화 진전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상응 조처에 대한 응답 없이 ‘확실한 비핵화 행동’ 요구만 반복해선 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런 만큼 이 시점에 우리 정부가 적극 개입해 북-미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북-미가 충돌하는 지점인 ‘비핵화 행동과 상응 조처’를 놓고 양쪽이 접점을 찾을 방안을 내놓는다면, 협상 진전에 윤활유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으니, 답신을 보내는 길에 대북 특사단을 파견해 중재안을 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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