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1.17 17:57 수정 : 2019.01.18 10:34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저녁(현지시각) 워싱턴에 도착해 2박3일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을 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김 부위원장 일행의 방미에 관해 마지막까지 철저히 입을 다물었다. 이런 신중한 태도는 북한뿐 아니라 미국도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될 만하다.

김 부위원장 방미의 최우선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성사되느냐’라고 할 수 있다.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라는 미국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 면담 성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고위급·실무 협상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톱다운’(위에서 아래로) 방식을 선호해왔다. 친서를 휴대한 김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전례에 비추어볼 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해봄직하다. 김 부위원장이 귀국 항공편을 미뤄 하루 더 체류하기로 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확정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2차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할 것이며 시기는 3~4월, 장소는 베트남 다낭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시기와 장소가 확정된다면 불확실성이 걷히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환영할 일이다. 일부의 예측대로 베트남이 개최 장소가 된다면,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우호적인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벌였지만 국교를 정상화한 뒤 대외개방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어 북-미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확정하는 것 말고도, 김 부위원장의 방미 기간 중에 ‘북한의 비핵화 조처와 미국의 상응조처’ 문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차 정상회담 확정을 위해서도 ‘비핵화-상응조처’ 교환 문제는 윤곽을 잡아야 하며, 2차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이 문제에서 확실한 진전을 보는 것은 중요하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가 성사됐다는 것은 이 문제에서 북-미가 어느 정도 타협할 여지를 마련했다는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와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완화를 상응조처로 요구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 기간 중에 북-미 양쪽이 이 부분에서 통 큰 합의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낸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 성공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어렵게 성사된 만남인 만큼 북-미 양쪽이 서로 양보해가며 큰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1일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갈무리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