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1 09:21
수정 : 2019.01.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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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민관합동 수출전략회의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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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민관합동 수출전략회의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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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집계 결과, 1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257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14.6% 줄었다. 1월 한달 수출이 내림세로 확정되면 2016년 9~10월 이후 첫 두달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다. 전반적인 경기 지표가 시들한 중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온 수출마저 줄어드는 모습은 위기감을 더한다. 정부가 2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급까지 참여하는 수출전략회의를 연 것은 이런 사정의 반영이다.
연초 수출 부진에서 재확인하는 숙제는 반도체 품목과 중국 지역에 쏠려 있는 취약한 구조다. 반도체 수출은 재작년 60%대 증가세에 이어 지난해에도 30% 가까이 늘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웃돌았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이 42억8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8% 줄었는데도 전체 수출에 견준 비중은 17%에 이른다. 지역별 수출에서도 편중 문제가 도드라진다. 20일까지 대중국 수출이 작년보다 22.5%나 줄어 전체 수출 하락세를 이끌었지만 총수출 대비 비중은 26%에 이르렀다.
무역 의존도가 큰 마당에 편중된 수출 구조 탓에 외부 변수에 따라 경제 전반이 쉽게 출렁이게 된다. 특정 품목이나 지역의 경기 변동에 따라 국내 경제가 들쑥날쑥해질 뿐 아니라 해당 국가와 무역 분쟁에 얽히기 십상이다. 이미 겪은 일이다. 또한 착시 효과와 정책 왜곡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문제도 있다. 반도체를 뺀 수출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이미 감소세로 돌아서 ‘반도체와 반도체 제외 품목’의 괴리가 커졌다. 이런 까닭에 수출 호조라는 통계치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특정 품목·지역 편중 구조에서 비롯되는 어려움은 앞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중국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자동차·조선 같은 전통적 주력 산업이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경기와 세계 무역의 성장세가 둔해지고 반도체 시장 상황이 밝지 않다는 사정은 어려움을 더한다.
이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특정 품목·지역의 편중을 벗어나려는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아세안, 인도 등 신흥국 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으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국외 생산 확대 흐름에 대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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