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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4 17:44 수정 : 2019.02.24 19:51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열차편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하는 영상을 약 2분40초 분량으로 편집해 보도했다. 이날 방영된 영상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붉은원 안 오른쪽)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붉은원 안 왼쪽)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김정은, 열차 편으로 23일 평양 출발
“내 자녀들 핵 이고 사는 것 원치 않아”
‘남북경협’ 카드 활용하면 빅딜 가능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열차편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하는 영상을 약 2분40초 분량으로 편집해 보도했다. 이날 방영된 영상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붉은원 안 오른쪽)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붉은원 안 왼쪽)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오후 전용열차 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 역사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막이 오른 셈이다. 이번 회담은 8개월 전의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 비해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 국교 정상화를 향한 노력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주말에 들려온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했다.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4500㎞ 철로를 60여시간 달려 하노이로 들어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이 다음날인 24일 새벽 신속하게 김 위원장 출발 소식을 주민들에게 전한 것도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중국을 관통하는 김 위원장 행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쪽의 기대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는 미국 워싱턴에서도 묻어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1일 지난번 평양 방문에서 진전을 이뤘다면서 “세계가 예상하지 못한 북한의 (비핵화) 조처를 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지낸 앤드루 김은 22일(현지시각)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내 자녀들이 평생 핵무기를 이고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언론에선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강한 불신과 함께 2차 정상회담 회의론이 거센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런 비관론을 잠재우고 분명하게 비핵화의 여정에 들어섰음을 전세계에 알릴 책임이 하노이에서 만나는 북·미 두 정상의 어깨에 달려 있다.

일부에선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 의사를 이미 표명한 만큼, 여기에 국한된 합의라면 북한에 또 속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벌써부터 2차 정상회담 성과를 깎아내리려 한다. 그러나 말로 하는 ‘선언’과 실제 ‘행동’은 전혀 다른 것이다. 북한이 영변 핵 폐기의 신고·검증을 받아들이고 미국이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설치 등으로 화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1차 회담과는 다른 아주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진전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여기에 더해 전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로드맵에 의견을 모은다면 훨씬 좋은 일이다. 이를 위해선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에서 좀더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경협’ 카드를 잘 활용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2차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 비핵화 협상이 더 큰 지지와 추진력을 얻을지, 또다시 장기간의 교착 상태에 빠질지 결정될 것이다. ‘하노이 열차’를 함께 탄 김정은·트럼프 두 정상이 이번엔 ‘비핵화와 관계개선’을 향한 구체적인 성과를 꼭 이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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