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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7 21:30 수정 : 2019.02.27 21:37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했던 두 정상이 얼굴을 다시 마주한 것은 260일 만이다. 하노이 AFP=연합뉴스

북-미 정상 260일 만에 반가운 재회
미 매체 ‘비핵화 잠정 합의’ 보도 눈길
최종 합의문에 ‘세계의 기대’ 담아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했던 두 정상이 얼굴을 다시 마주한 것은 260일 만이다. 하노이 AFP=연합뉴스
북-미 두 정상이 260일 만에 다시 마주앉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밝은 웃음 속에 악수를 나누었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 과거를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던 김 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어느 때보다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한다”며 그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이 1차 회담보다 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은 대단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며 훌륭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말도 했다. 두 정상의 만남에서 배어나오는 긍정적인 기운은 이번 역사적 담판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인다. ‘북-미 담판’의 문을 연 재회의 악수와 친교 만찬이 본격 회담에 앞서 두 정상 간 상호 신뢰를 키우고 협상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발신한 트위트를 통해 김 위원장을 ‘내 친구’라고 부르며 각별한 친근감을 보여주었다. 베트남의 번영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을 향해 비핵화 결단을 통해 ‘베트남의 길’을 걸으라는 메시지도 내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자리에서도 ‘베트남은 북한의 본보기’라고 규정했다. 적대국에서 동반자로 탈바꿈한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북-미 관계에서도 구현하자는 제안으로 읽을 수 있다. 북한 쪽에서는 이날 베트남의 발전상을 보자며 고위 인사들이 베트남 산업 시찰에 대거 출동했다.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가 본회담에까지 이어져 세계를 기쁘게 하는 충실한 합의로 맺어지기를 바란다.

두 정상이 직접 대면하기 직전까지 계속된 북-미 양쪽의 실무협상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미가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남북경협을 위한 일부 제재 완화 등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는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의 보도는 눈길을 끈다. 이 매체는 북-미가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한국전쟁 종료를 상징적으로 알리는 평화선언, 유해 추가 송환에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최우선 관심사로 지목했던 ‘남북경협’ 사항이 상응조처로 들어간 것은 특히 눈에 띈다. 이 의제가 실제로 합의문에 들어간다면 한반도 공동번영을 위한 남북협력의 족쇄가 풀리는 것이 된다.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지역의 미군 유해 공동발굴에 합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또 다른 성과가 될 것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미국이 이런 상응조처를 하는 것이 지나친 양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개발의 심장과 같은 핵심 시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설의 영구 폐기는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역적 단계로 가는 결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미국의 상응조처가 과하다고 볼 일은 아니다. 물론 미국 매체의 이런 보도 내용이 얼마나 합의문에 담길지는 전적으로 북-미 정상의 결단에 달려 있다. 그동안 북-미 협상이 사실상 두 정상의 결심과 의지에 따라 이루어져온데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도 막판에 바뀐 것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협상을 지켜보아야 한다.

북-미 정상은 28일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을 포함해 몇차례 더 만난 뒤 최종 결과물을 ‘하노이 선언’에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친서 교환과 이번 친교 만찬을 통해 신뢰를 다졌다. 이제 두 정상은 ‘세기의 담판’에 걸맞은 통 큰 합의를 내놓아야 한다. 2차 정상회담의 결과가 북-미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이정표를 세우는 대전환의 축으로 기록될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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