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03 19:47
수정 : 2019.03.0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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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지난 달 25일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 3월 임시국회 개회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왼쪽부터 윤소하(정의당), 장병완(민주평화당),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의장, 나경원(자유한국당),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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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지난 달 25일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 3월 임시국회 개회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왼쪽부터 윤소하(정의당), 장병완(민주평화당),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희상 의장, 나경원(자유한국당), 김관영(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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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멈춰선 지 두 달이 넘었다. 지난해 12월31일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태’를 다룬 국회 운영위원회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3일 원내대변인을 앞세워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소모적 공방만 벌였다. 도대체 언제까지 정쟁을 반복하며 놀고먹겠다는 꿍꿍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싸늘한 민심에 여야는 국회 정상화를 모색하겠다면서도 여전히 기싸움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국정조사’를, 더불어민주당은 이장우·장제원·송언석 등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해충돌 의혹 조사를 요구했다. 두 달을 허송세월하고도, 지난 1월 손 의원 의혹이 불거진 뒤부터 거듭해온 주장만 되풀이하는 건 볼썽사납고 무책임해 보일 뿐이다.
국회엔 이미 현안이 차고 넘친다. 계류 법안만 1만2천건에 이른다. 당장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원아를 볼모로 학부모를 겁박하는 ‘유치원 개학연기 투쟁’을 시작했다. 국회가 ‘유치원 3법’을 제때 처리했다면 없었을 고통이다. 학부모는 애가 타 발을 동동 구르는데, 사립유치원을 비호하며 3법 처리를 막아온 자유한국당은 정부 탓에 여념이 없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이달 말까지 처리해야 한다. ‘주 52시간 노동’ 원칙을 어긴 사업주 처벌 3개월 유예가 이번 달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밖에 체육계 폭력 근절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시간을 다투는 현안은 많다.
그동안 국회를 열지 못하는 이유로 둘러댄 2차 북-미 정상회담,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도 끝났다. 무엇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 후속 대책을 따지기 위해서라도 국회를 열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니, 더 시간을 끌 까닭이 없다.
민주당도 좀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언제까지 ‘손혜원 국정조사’에 발목이 묶여 국회를 정지시킬 것인가. 바른미래당이 문화체육관광위 차원의 청문회를 중재안으로 내놨는데, 열린 자세로 절충점을 찾길 바란다. 국민은 지난 두 달 놀고먹은 의원들이 챙긴 세비를 반납하라고 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경고처럼 “국회를 해산하라”는 요구가 터져 나오기 일보 직전이다. 국회의 몰염치를 참아내는 국민의 인내심도 이제 바닥났다는 걸 여야 모두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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