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8 18:58
수정 : 2019.03.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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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건 재수사’ 권고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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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건 재수사’ 권고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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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3년 3월 법무부 장관 임명 직후부터 김학의 차관의 ‘성범죄 동영상’ 존재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동영상 시디(CD)의 존재를 알렸다고 밝힌 데 이어, 28일엔 박지원 의원(민주평화당)이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다.
박영선 후보자는 28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2013년 3월13일 오후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만나 김 차관의 성범죄 동영상 존재를 알렸다면서 “(그날) 당황하셔서 얼굴은 물론 귀까지 빨개지면서 자리를 뜨시던 대표님 모습이 너무 생생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그 전에도 황교안 장관에게 동영상 시디 얘기를 꺼냈다고 말했으나, 황교안 대표는 그런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박지원 의원도 당시 ‘성범죄 동영상’을 경찰로부터 받아 박영선 의원에게 건넸고 황교안 장관의 얼굴이 빨개지더라는 얘기를 박영선 의원에게서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2013년 6월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영선 의원이 황교안 장관을 상대로 “장관님이 김학의 차관과 관련된 사실을 다 알고 있다는 걸 저희가 알기에 지금까지 질문을 드리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하는 내용을 담은 속기록과 영상도 공개됐다.
그러나 황 대표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김학의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를 검찰이 2013년 12월 무혐의 처리한 것에 대해 “개입하고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 장관이 검경 사이에 이견이 있고 국민적 관심사였던 사건을 보고받는 게 당연하지 않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문제 되는 개입을 한 일은 없다. 여러 보고가 있었으니 어떤 보고서를 특정해서 물으면 답할 수 있다”며 애매하게 피해 갔다.
황 대표는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사건 재수사 권고를 “적폐몰이” “치졸한 발상” 등의 표현을 동원해 연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과 관련된 ‘성범죄 동영상’ 묵인 의혹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건 당당하지 못하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김학의 사건을 언제부터 알았고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검경 수사엔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은 ‘정치인 황교안’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좀 더 책임있고 진솔한 태도를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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