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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3 23:50 수정 : 2019.04.03 23:50

4·3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오른쪽 두번째)가 3일 저녁 창원 선거사무소에서 이정미 대표, 심상정 의원 등과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여 후보는 이날 밤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연합뉴스

민주당 겸허한 자세로 민심 직시해야
자유한국당도 ‘무조건 반대’로는 안돼
정의당, ‘노회찬 지역구’서 승리 의미

4·3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오른쪽 두번째)가 3일 저녁 창원 선거사무소에서 이정미 대표, 심상정 의원 등과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여 후보는 이날 밤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연합뉴스
4·3 보궐선거가 1 대 1 무승부로 끝났다. 경남 창원성산에서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통영·고성에서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된 결과를 두고 여야 모두 “선전했다”고 자평한다. 제 논에 물 대기 식 해석보다, 유권자의 절묘한 선택에 담긴 민심을 무겁게 되새기길 바란다. 특히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임기 3년차 문재인 정부를 향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과의 후보 단일화로 창원성산에서 자유한국당을 꺾었을 뿐 아니라, 2016년 4월 총선에선 후보조차 내지 못한 통영·고성에서 양문석 민주당 후보가 유의미한 득표를 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창원성산 보선에서의 정의당 승리로, ‘정권심판론’을 내건 자유한국당에 민주당은 참패를 면하는 체면치레를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통영시장과 고성군수에 당선됐던 것에 견줘보면, 부산경남(PK) 지역에선 지지 기반이 약화됐다고 볼 수 있다. 부산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 추세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당 안에서조차 내년 4월 총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내년 총선에서 민심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갖고 당 전반을 쇄신하고 다잡길 바란다.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 낙마 등 ‘인사 실패’와 관련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낸 게 후보 단일화 직후 상승세를 타던 창원성산마저 위태롭게 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선거로 표출된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국정을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인사 기준을 손질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지체 없이 제도 정비와 내부 쇄신에 나서길 바란다.

창원성산을 지켜낸 정의당은 “개혁 노선의 승리”라는 자평이 어울릴 만한 성과를 냈다. 진보의 교두보를 지켜냈을 뿐 아니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노회찬 의원의 명예회복도 이룬 셈이다. 민주평화당과 제4교섭단체를 다시 꾸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점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전략 지역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앞으로 국회에서 뚜렷한 목소리를 내며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입법 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자유한국당은 좀 더 책임있는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번 선거 결과로 황교안 대표 체제는 일단 순항하겠지만, 그렇다고 부산경남 민심의 분명한 지지를 받았다고 보긴 힘들다. 황교안 대표는 선거기간 내내 “폭정을 연장하는 민주당·정의당 좌파야합 심판”을 주창했지만, 민심은 냉정했다. 막말과 퇴행, 문재인 정부의 실수에 기댄 반사이익만으로 국민 마음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민심의 무서움을 알아야 하는 건, 정부 여당뿐 아니라 자유한국당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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