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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6 18:11 수정 : 2019.08.16 19:01

광복절인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제74주년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광복절인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제74주년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어느덧 74번째 맞는 광복절이었지만, 지난 15일의 모습은 이제까지와 사뭇 달랐다. 궂은 날씨를 뚫고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10만 인파’(주최쪽 추산)라는 규모도 특기할 만하지만, 무엇보다 하루 종일 계속된 여러 행사와 집회에 한·일 시민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본 노동계는 한국 노동계와 연대를 선언했고,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선 외국 작가들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중단 항의에 나섰다. 국경을 넘은 ‘세계시민’의 연대 목소리에 아베 정부는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엔 강제징용 피해 당사자들과 함께 일본의 시민단체 등이 자리했다. 강제징용 피고 기업에 배상을 촉구하는 서명엔 지금까지 세계에서 1만6천여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특히 민주노총의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의 오다가와 요시카즈 위원장이 아베 정권에 맞선 양국 노동자들의 연대를 강조한 것은 뜻깊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자유무역에 대한 규제는 결국 양국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한국노총과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만나 공동 노력을 강조한 데 이어 지난 6일엔 또다른 노동단체인 전국노동조합연락협의회가 무역규제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선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에 항의하는 국제 서명에 이어 외국 작가들의 반발도 번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외국 작가 팀 66개 가운데 20% 가까운 열두 팀(두 팀은 한국 작가)이 공개서한을 통해 ‘표현의 부자유전’ 재개 때까지 자신들의 작품 전시를 중단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넘어, 전세계에 ‘표현의 자유’와 ‘정치의 예술 개입 금지’ 같은 보편적 가치의 훼손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의미일 게다.

와다 하루키 교수 등이 시작한 ‘한국은 적인가’에 대한 서명은 엊그제까지 참여자가 8300명에 달했다. 일본에선 이들이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아베 정부의 독주와 일본 사회의 우경화 속에서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노 재팬’이 아니라 ‘노 아베’임을 분명히 하는 한국 시민의 성숙한 인식으로, 평화의 연대를 더 강화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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