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6 18:22
수정 : 2019.08.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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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긴급 국가안보대책회의를 열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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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긴급 국가안보대책회의를 열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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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또다시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는 24일과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집회를 신고하고, 황교안 대표가 최종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황 대표가 지난 14일 대국민담화에서 문재인 정부에 국정 대전환을 요구하며 경고한 ‘특단의 대책’이 장외투쟁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나라 안팎 상황이 엄중한 때 제1야당이 정치공세용 장외투쟁에 몰두하는 것은 무책임한 선택이다.
낡고 상투적인 대여투쟁은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정책 전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광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강변하지만 민심과 괴리된 선택은 국민의 외면을 자초할 뿐이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국회법 절차에 따라 선거법 개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자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민생 지옥’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추경 심사도 거부한 채 국회를 마비시킨 행태에 국민은 분통을 터뜨렸고, 결국 지난 5월25일 장외투쟁을 끝으로 슬그머니 국회로 들어왔다.
그런데 석달 만에 다시 장외로 나가려 한다. 황 대표 주장처럼 현재 상황은 엄중하고 긴박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도발로 어느 때보다 국가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도 이어지고 있다. 책임 있는 제1야당이라면 국회에서 정부여당과 머리를 맞대고 초당적인 대책을 세우고, 관련 입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제2의 아이엠에프가 온다고 불안을 선동하면서 장외투쟁을 선택한다면 어느 국민이 공감할 수 있겠는가.
원외인 황 대표로서는 최근 저조한 당 지지율과 자신의 대선주자 선호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 들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선을 겨냥한 존재감 높이기식 장외투쟁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해 지지층이 결집하는 듯한 착시가 있을 뿐 다수 국민은 등을 돌릴 것이다.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외면받는 이유는 철 지난 색깔론을 앞세워 분열을 부추기고, 상투적인 장외투쟁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직면한 난제와 안팎의 도전에 대한 해법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끝내 장외투쟁에 나선다면 민심은 더욱 자유한국당에서 멀어진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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