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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2 18:22 수정 : 2019.08.22 19:00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이 빈손으로 끝날 조짐이 커졌다. 20일 방한한 비건 대표는 애초 22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귀국을 하루 더 미뤘다. 마지막까지 북한과 접촉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제라도 미국의 대화 제의에 응하길 바란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큰 관심을 끌었다.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중 ‘북한으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대화 손짓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F-35A 스텔스 전투기 반입 등을 문제 삼으며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종료 뒤에도 기존의 강경 태도를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태도가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비건 대표와 면담한 뒤 “북-미 간에 대화가 곧 재개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북한의 태도를 보면 당장 협상이 본궤도에 오를 것 같지는 않다. 29일로 잡힌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서 인사와 정책을 정비한 뒤 9월 초에 협상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렇게 되면 협상은 또 상당 기간 미뤄지게 된다.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이 다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입장이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에 실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안전보장을 비롯해 북한이 원하는 확실한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협상 테이블에 바로 나서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미국이 태도 변화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북한도 협상을 미루며 뜸만 들일 때가 아니다. 요구할 것은 협상장을 이용해 요구해야 한다. 협상의 궤도 이탈 상태가 길어지면 협상 자체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고, 그 결과는 북-미 어느 쪽에도 득 될 것이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에서 약속한 대로 북-미는 실무협상을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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