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7 18:43
수정 : 2019.11.18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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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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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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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도 넘은 ‘방위비 분담금’ 요구에 대한 비판론이 미국 내에서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뿐 아니라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에서도 ‘동맹 약화는 물론 미국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미국을 방문하는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한목소리로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미국 정부가 일본에도 현재의 4배에 이르는 80억달러(약 9조3천억원)를 요구했었다는 보도가 16일 나오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압박은 무차별적이다. 하지만 당장 관심의 초점은 협상 체결 시기가 가장 임박해 있는 한국일 수밖에 없다. 미국 민주당의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한국에 대한 방위비 5배 인상 요구를 재고”하고 갱신 단위도 5년으로 복구할 것을 주장했다. 지난달 말 ‘오랜 동맹으로서 걸어온 길을 고려해야 한다’고 에둘러 밝힌 공화당 댄 설리번 의원보다 좀더 요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민주당)이 <미국의 소리>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면서도 무리한 방위비 요구가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미국의 효과적 역할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 것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회뿐 아니라 싱크탱크에서도 동맹을 ‘무임승차자’로 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전통적 우방국 내 반미감정을 악화’시키며 ‘결국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이 잇달아 제기되는 모양새다.
대놓고 ‘방위비 장사’를 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앞에서 정부의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커지고 있는 마당에, 잇달아 방한한 미국 고위관료들의 노골적 방위비 압박 앞에 아직까지 국회가 초당적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한 것은 한심한 일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부터 뒤집어야 한다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공정한 합의를 촉구하는 결의안’ 처리에 신중한 입장이다.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한-일 간의 사안을 한-미 간의 방위비 협상에 연계시키는 프레임을 부추기는 건 도대체 어느 나라 ‘국익’을 위한 일인가. 여야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이를 근거로 미국 쪽에 한국 국민들의 우려를 강력하게 한목소리로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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