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2 18:20
수정 : 2019.11.23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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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파업 사흘째인 22일 대전시 동구 대전역사에 운행중지 열차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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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파업 사흘째인 22일 대전시 동구 대전역사에 운행중지 열차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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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 파업이 3일째를 맞아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책임을 노사에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아 보인다.
<한겨레>가 단독 입수한 코레일의 ‘조직 및 인력 운용 최적화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를 보면, 노조 요구대로 현행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 전환하면 철도 노동자의 연간 노동시간이 2046시간에서 1945시간으로 줄지만, 국제철도연맹의 평균인 1701시간보다는 여전히 244시간 많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 차관은 20일 “3조2교대 근무자들의 주당 근무시간이 39.3시간인데 노조의 증원 요구(4600여명)에 따르면 주 31시간으로 줄고, 코레일 안(1800여명)을 따르면 주 35시간이다. 국민이 동의하겠느냐”고 비판해, 마치 4조2교대 전환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오해를 불렀다.
국토부가 밝힌 주당 근로시간 축소 효과도 과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코레일이 제시한 주당 근로시간 목표인 37시간과 차이가 난다. 국토부는 “업무량이 같다는 전제 아래 기존 인원에 증원 요청 인원을 더해 근무시간 축소 효과를 단순 계산했다”고 해명하지만, 노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발한다. 국토부 장차관이 잇달아 “(인력 증원의) 객관적 산출 근거, 재원 조달 방안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코레일이 10월 초 국토부에 낸 용역 보고서는 역무·차량 등 분야별로 업무량을 분석하고 인력 배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해 소요 인력과 효율화 가능 인력을 담고 있다. 국토부는 “세부 자료를 추가 요청했으나 일부를 받지 못했다”고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노사는 올 들어 4조2교대 전환에 따른 인력 증원 등을 위해 30여차례 협상을 했다. 하지만 증원 규모에서 이견을 보이며 태업·경고파업을 거쳐 최종 파업에 이를 때까지 노사정이 한 테이블에 앉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국토부가 소극적 자세로 일관해 사실상 뒷짐 지고 있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코레일도 인력 증원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서둘러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인력 증원은 회사 방안을 따르더라도 17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노조 역시 더 적극적으로 자구안을 고민해야 한다. 국토부와 노사가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협의를 시작해서, 하루속히 파업 사태를 종식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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