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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5 18:30 수정 : 2019.11.26 02:10

북한 김정은 위원장, 창린도 방어대 시찰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창린도 방어대 시찰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서해 백령도 인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25일 보도했다.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 남쪽 시설 철거’ 지시에 이어 북한의 압박 공세가 군사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북한은 남북 사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훈련은 ‘9·19 남북 군사합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는 점에서 위중하다. 지난해 채택한 ‘9·19 군사합의’에서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의 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합의에 따라 남북은 서해에서 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문도 폐쇄했다. 9·19 군사합의는 지난해 세차례 남북 정상회담의 가장 소중한 결실이자 남북 평화를 지키기 위한 최후 보루다. 북한의 해안포 훈련은 남북 정상이 8000만 겨레 앞에 엄숙히 선언한 약속을 깨뜨리는 행위다. 북한이 합의 정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는 9·19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해안포 사격훈련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전선 군부대를 방문해 직접 사격을 지시했다는 점에서 위중함이 더욱 크다. 북한 최고지도부가 무언가 중대 결심을 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짐작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스스로 설정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압박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북한이 바라는 대로 미국이 협상 방식을 바꿀지 알 수 없다. 북한은 남쪽을 압박하는 것으로 대미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대남 공세는 남북관계만 훼손할 뿐이다. 북한은 압박만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비핵화 협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도 남쪽을 궁지에 몰아서는 안 된다.

이대로 가면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돼 지난해 거둔 성과를 모두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에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촉구함과 동시에 남-북-미 관계가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타개책을 찾아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로 연말을 넘길 경우, 북-미 관계뿐 아니라 남북관계도 돌이킬 수 없게 나빠질 수 있음을 명심하고 대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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